“전쟁·군대 포기 담은 ‘제9조’ 지키자” 여론 기울어
1947년의 일본 헌법 시행을 기리는 ‘헌법기념일’인 3일 우익들은 대형스피커를 매단 선전차를 몰고 도쿄 시가지를 질주하며 요란한 소리로 ‘헌법 개정’을 외쳐댔다. ‘전쟁을 국제분쟁의 해결수단으로 영원히 사용하지 않으며, 군대를 갖지 않는다’는 ‘헌법 9조’를 고치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그러나 보통의 일본인들은 ‘9조’를 고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점차 기울어가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4월17~18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83명의 응답자 가운데 67%가 ‘9조를 고치지 않는 게 좋다’고 대답했다. ‘고치는 게 좋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헌법 개정 논란에 불을 지핀 아베 신조 내각 때인 2007년 4월 조사에서는 ‘9조를 고치는 게 좋다’는 대답이 49%에 이르렀으나, 이후 점차 감소해 이제 20%대까지 줄어든 것이다.
‘헌법 9조가 일본의 평화와 동아시아 안정에 어느 정도 구실을 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큰 구실을 했다’는 대답이 16%, ‘어느 정도 구실을 했다’는 대답이 54%로, 긍정적인 답변이 70%에 이르렀다. <아사히신문>은 “‘구실을 했다’는 대답은 젊은 세대일수록 많았다”고 전했다.
헌법을 전반적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필요하다’는 대답이 47%로 ‘필요없다’(39%)는 대답보다 많았다. ‘개정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2007년의 58%에 견줘 크게 줄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