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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판 ‘미네르바’가 국회의원될까

등록 2010-05-06 15:23

일본에서는 올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만년 여당에서 난파선 상태가 된 야당 자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 전국 비례대표 후보자로 2채녈 출신의 후보를 공천했습니다.

미츠하시 다카아키라는 사람입니다만, 인터넷 게시판「2채널」에 올린 경제 컬럼이 인기를 끌며 책도 내고 갑자기 인기 `평론가`가 되었지요.

여기까지 보면 마치 한국의 이른바`미네르바`를 연상할수 있겠지만, 그런 `정상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2채널이란 곳의 속성을 생각한다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일이죠. 그곳은 이른바 `인터넷 폐인`이라고 말해도 좋은 사람들이 모여, 근거없는 소문, 편견, 날조, 인종주의, 국수주의, 성적인 자극등, 인간의 마이너스적인 욕망이 가감없이 배출되는 인터넷 공간입니다. 이사람은 거기서 `정상적인` 경제 이야기로 포장한 그럴듯한 국수주의적인 글을 자주 올렸고, 거기에 `열광한` 폐인들에 의해 `카리스마`의 칭호를 얻은 사람입니다. 야당이 되어 끊임없이 탈당자들이 나오고 신당 창당붐으로 이어지며 지리멸렬한 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자민당은 무슨 수단을 써서든지 어떤 사람이라도 당선 시키기 위해 이사람을 끌어들였습니다. 자민당의 선거 대책 국장도,미츠하시씨 공천에 대해「부동표, 그리고 투표 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의 표를 얻기위해」라고 솔직히 이야기 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일본의「인터넷선거」해금이라는 파도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열린우리당 정권이 인터넷 전략을 구사 했었고, 아메리카에서는 트위터등의 인터넷 전략이 일반 시민에게 침투하고, 오바마 대통령 탄생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선거법상「인터넷 선거 활동」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공직 선거법에서는, 선거 공시후의 선거 기간 동안에 배포할 수 있는 문서 등이 엽서와 전단지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선거 기간중에는 후보자의 홈페이지 갱신은 물론이고 블로그의 업로드도 금지되어 있고, 하다못해, 유권자가 정책 공약에 대해 후보자에게 이메일로 질문을 해도 거기에 답장을 하면 위법 선거 행위가 됩니다.

그래서 그런 사정을 모르는 유권자들은 답장도 없다고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았죠.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만년 여당이었던 자민당이 지금까지, 농촌, 고령자, 보수층의 표를 얻어 오며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피하려 하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여당 민주당은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제한을 폐지하기 위한 선거법 개정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의 선거법은 선거 활동 제한등이 매우 세세하게 되어 있습니다.

알기 쉽게 말하자면, 한국의 선거법의 경우 선거 활동 내용이나 쓸수 있는 비용을 총액으로 제한을 둔다면, 일본의 선거법은 활동 하나하나에 이르기 까지 제한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포스터나 선거차량의 세세한 제한을 비롯해 예를들어, 선거 운동원의 점심식사의 경우, 도식락의 하루 갯수, 하나하나의 금액까지 제한이 있고, 사무실을 방문한 손님등에게 내는 커피나 엽차, 간단한 과자의 내용까지 제한을 두고 있을 정도 입니다.


그런 반면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내용도 많아 예를들면, `호롱불`에대한 규정이 있습니다. 즉, 선거 사무실에 내다거는 호롱불의 크기 갯수가 제한되어 있지요. 지금 세상에 호롱불 걸어 놓고 선거 사무실 열고 있는 곳이 있겠습니까? 개정 선거법에서는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선거법 내용의 개정과 더불어, 인터넷 매체를 이용한 선거운동, 즉, 선거 기간 동안에도 홈페이지, 블로그의 갱신, 이메일도 자유롭게 발신하는등의 활동이 가능하게 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트위터나 mixi와 같은 SNS등을 활용한 정보 발신도 인정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개정안이 올 7월의 참의원 선거부터 실시 될지는 아직 불투명 합니다. 민주당 관계자에 의하면「다른 중요 법안 심의와 균형도 있어, 개정안 제출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자민당이 이번에 옹립한 `인터넷 폐인`은 불리하게 되죠.

미츠하시씨와 같은 존재를 공천한 것은 현재 자민당이 겪고 있는 역경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민주당 하토야마 내각의 지지율은 2,30%대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정권 획득 이후 추진해온 정책은 별로 드러나지 않고, 오키나와의 후텐마 기지 문제만이 크게 클로즈업되어 거기에 기반한 여론조사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문제가 어느정도 상식적인 선에서 해결 된다면 지지율은 바뀔수 있는 문제이지요.

한편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 자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야 합니다만, 문제는 그보다 더 하락하고 있어,

현재 10%대 전반까지 떨어졌습니다. 신당창당 붐의 주역들도 자민당 탈당파들이죠. 이와 같은 `역경`을 겪으며, 자민당은 부동표나 인터넷 표 획득에 기대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참의원 선거 비례 대표의 당선 라인은 선거 때마다 달라지고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20만표에서 15만표 정도가 당선 라인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자민당의 형편없는 지지율이라는 상황에서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후보인 미츠하시씨가 지극히 매니아적인 인터넷 게시판의 인기로 당선될지, 그 `열광적`인 지지자들이 실제의 투표 행동을 할지, 이사람의 선거 결과가 앞으로의 일본 선거 그리고 일본 사회 변화의 앞날을 점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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