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병합 100년 한-일지식인 공동성명에 참여한 일본쪽 지식인들이 10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한국쪽 대표로 참석한 김창록 경북대 교수,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아라이 신이치 이바라키대 명예교수, 야마다 쇼지 릿쿄대 명예교수. 도쿄/정남구 기자
‘2010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 참여자들의 면면을 보면, 일본 쪽에선 원로 역사학자를 중심으로 ‘비판적 지식인’으로 꼽히는 이들이 주축을 이뤘다. 한국 쪽에선 진보-보수 성향의 지식인들이 망라됐다.
일본에서 서명자들을 대표해 10일 기자회견에 나선 사람은 아라시 신이치 이바라키대 명예교수, 나카무라 마사노리 히토츠바시대 명예교수, 야마다 쇼지 릿쿄대 명예교수,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오카모토 아쓰시 <세카이> 편집장 등 5명이다. 오카모토 편집장 외에는 모두 70살을 넘긴 학계의 원로들로서, 평생 일본의 전쟁책임 문제를 환기시켜온 이들이다. 2002년 출범한 제1기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일본 쪽 위원장을 맡은 미타니 다이치로 전 도쿄대 교수 등 모두 30명가량이 역사학자이고, 명예교수를 포함한 대학교수가 60명을 넘는다.
문화예술계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와 <아틀라스의 전설> 등을 쓴 이데 마고로쿠, 2005년 일본에서 개봉해 그해 일본 영화상을 휩쓴, 재일 한국인 이야기를 다룬 <박치기>의 감독 이즈쓰 가즈유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정관계 인사 가운데는 경제기획청 장관(95~96년)을 지낸 미야자키 이사무, 일-북 국교정상화연락회 대표위원인 시미즈 스미코 전 사민당 의원이 참여했다. 시민단체에서는 요시오카 다쓰야 피스보트 공동대표가 서명했다. 이밖에 이종원 릿쿄대 교수, 이성시 와세다대 교수, 강상중 도쿄대 교수, 강덕상 사가현립대 명예교수, 양석일 작가 등 재일 한국 지식인도 성명서에 이름을 함께 올렸다.
한국쪽에서는 학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시민사회 등에서 진보와 보수를 막론한 인사들이 공동성명에 대거 참여했다. 백낙청·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등 원로 학자들과 함께 학계 인사 70여명이 진보와 보수를 가르지 않고 서명자로 나섰다. 민족주의적 역사인식이 강한 학자들이 주로 참여했으며,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시인 고은·신경림·김지하, 소설가 김훈·이문열·황석영·한수산, 화가 임옥상, 윤형두 한국출판학회장 등 출판·문화예술계 인사들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김평우 변협회장, 백승헌 민변회장 등 시민사회 인사들도 서명에 참여했다. 고광헌 한겨레신문 사장, 송영승 경향신문 사장, 강천석 조선일보 주필, 배인준 동아일보 주필, 임철순 한국일보 주필, 허남진 중앙일보 논설주간, 오연호 오마이뉴스 사장 등 언론계에서도 두루 서명에 참여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최원형 기자 jeje@hani.co.kr
한-일 합병 100년을 맞아 두 나라 지식인들이 ‘1910년 체결된 한일병합조약은 불의·부당한 것이며 원천무효’라는 내용을 뼈대로 한 ‘2010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을 발표. 김영호 유한대 총장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은 10일 오전 11시30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양국 지식인 100여명씩이 참여해 1차 서명한 공동성명을 발표.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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