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공약에 의미 빛바래 정당들 고심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정당들이 당의 공약을 ‘매니페스토’란 이름으로 부를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다함께당’은 ‘매니페스토’란 용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 매니페스토는 애초 ‘구체적인 예산과 추진 일정을 갖춘 선거공약’을 뜻하는 용어지만, 하토야마 정부가 재원 확보 없이 적자국채에 의존한 예산을 편성하면서 오히려 부정적인 뜻으로 바뀌고 말았다는 게 다함께당의 생각이다. 와타나베 요시미 대표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매니페스토란 용어는 ‘사기’라는 인상을 풍긴다”고 말했다. 다함께당은 요즘 ‘아젠다(정책 과제)’란 용어를 즐겨 쓰고 있다.
지난 2003년 중의원 선거 때부터 매니페스토란 용어를 써왔던 공명당도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는 이를 버리고 ‘중점 정책’이란 표현을 쓰기로 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같은 용어를 쓰는 것을 꺼려 그동안 ‘정권공약’이란 표현을 써오던 자민당은 이번에는 ‘매니페스토’를 쓰기로 했다. 용어가 이미 정착이 된 만큼 안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매니페스토란 용어를 가장 먼저 써서 재미를 본 민주당은 이번에도 그대로 쓸 계획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