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는 누구
민주당 연립정권의 ‘투톱’이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은 모두 정치적 뿌리를 자민당에 두고 있다. 이에 견줘 4일 새로 일본 총리에 오른 간 나오토는 옛 사회당계인 사회민주연합에서 정치를 시작한 인물이다. 그의 총리 취임은 시민운동 출신의 비자민, 비세습 의원 출신 총리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일본 정권교체의 명실상부한 완성이라고 할만하다.
그는 야마구치현에서 태어나 유리·화학 회사 중역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도쿄공업대 졸업 뒤 네번째 도전 끝에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 무렵 사회시민연합에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택지가격 문제 해결 등을 고민했다. 1974년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뒤 사회민주연합 소속 등으로 세 차례 중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하고, 80년에야 등원했다. 늦깎이 정치인인 셈이다. 지금은 도쿄 지역구의 10선 의원이다. 사회민주연합의 정책통이었던 그는 당 해체 뒤 94년 신당 사키가케에 입당했으며, 96년 무라야마 내각에서 후생노동상으로 입각했다. 이때 에이즈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제재로 혈우병 환자들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사건과 관련해, 관료들과 정면으로 대립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해 하토야마와 함께 민주당을 창당해 공동대표를 맡았다. 98년7월 민주당 대표 시절 하시모토 내각이 붕괴했을 때는 참의원에서 야당연합의 지원으로 총리에 지명되기도 했으나, 중의원 우선 원칙에 따라 중의원이 지명한 자민당 오부치 게이조가 총리에 올랐다.
정치이념은 ‘최소 불행사회’의 실현이다. ‘관료 내각제’에서 ‘국회 내각제’로 일본 정치를 바꾸는 것을 개혁 목표로 삼고 있다. 술을 좋아하며, 성격이 급해 ‘핏대 간’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엔 약세론’자로 알려진 그가 총리로 떠오르자, 최근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진보 성향의 일본 야당 의원답게 미국과는 대등한 관계, 한국·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중시하지만, 외교에는 깊이 개입한 적이 없다.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에 찬성하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대해왔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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