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성 “3년안 해산” 결정…산하 조직에 ‘메스’
일본 국토교통성이 퇴직 직원들의 낙하산 직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건설홍제회를 3년 안에 해산하기로 6일 결정했다. 이런 방침은 건설 부문의 쓸모없는 예산낭비를 과감히 줄이겠다는 결단으로 해석된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이날 “국토교통성이 건설홍제회의 사업을 단계적으로 민간 등에 이관하고, 3년 안에 해산 절차를 완료하기로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건설홍제회는 국토교통성 지방정비국이 있는 8개 지역에 각각 독립된 사단법인 형태로 존재한다. 도로나 댐 공사비 견적 산정, 유지관리 업무를 국토교통성에서 연간 600억엔(8000억원) 규모로 독점 수주해왔으며, 내부 유보금이 164억엔, 순자산이 535억엔에 이르는 알짜 공익법인이다. 직원 4255명(직접고용 3700명) 가운데 8개 사단법인의 이사장 전원을 포함해 모두 521명이 국토교통성 출신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정부부처 산하 공익법인의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때 건설홍제회가 하청받던 국토교통성 업무를 민간사업자를 포함시켜 경쟁입찰로 발주하기로 방침을 세운 바 있으나,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이 한걸음 더 나아가 해산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교도통신>은 “국토교통성 개혁본부가 지난 2008년 업무에 민간 참여를 촉진하고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조직을 비공익법인으로 바꾸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그동안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교통성은 건설홍제회와 함께 산하 공익법인인 공항환경정비협회도 3년 안에 해산하기로 했다. 공항환경정비협회는 국가가 관리하는 18개 공항에서 주차장을 운영하고, 그 수익을 소음대책이나 지역 주민 건강진단 등에 써왔다. 직원 213명 가운데 115명이 국토교통성 출신이다.
국토교통성은 이들 공익법인의 토지와 건물 등을 매각해 직원들의 퇴직금에 충당하고, 잔여 재산은 국고에 귀속시킬 방침이다. <아사히신문>은 “국토교통성이 드디어 자기 조직에 메스를 들이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두 공익법인이 직접 고용하고 있는 3800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이 만만치 않은 과제다. 올해 초 사회보험청을 해산할 때는 업무를 넘겨받은 일본연금기구가 직원 일부도 함께 받아들였다. 두 공익법인은 업무가 아예 없어지는 까닭에, 갈 곳이 없어지는 직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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