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석 중 50석 안팎 획득…간 총리 ‘책임론’ 불거질듯
11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이 제1야당인 자민당에 참패했다. 가까스로 유지되던 연립여당의 참의원 과반 의석도 무너져, 민주당은 연립을 재구성하거나 참의원 소수파의 처지로 정국을 이끌어가야 할 상황에 내몰렸다. 참의원은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 의회의 상원으로, 중의원 통과 법안에 대한 사실상의 인준권을 갖는다.
개표 5시간이 지난 12일 오전 1시 현재, 교체대상 의석 121석 가운데 114석의 당락이 판가름나, 자민당은 50석, 민주당은 43석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73명을 뽑는 지역구에서는 자민당이 39석을 얻었고, 민주당은 28석 획득에 그쳤다. 비례대표에서는 48석 가운데 42석의 배분이 확정된 가운데 민주당이 15석, 자민당이 11석을 얻었다. 이에 따라 개표가 최종 완료되면 자민당이 51~52석, 민주당이 45~46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임기 6년인 참의원 의석의 절반을 교체하는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38석, 민주당은 54석이 교체 대상이었다. 민주당은 10석 넘게 의석을 잃은 반면, 자민당이 13~14석을 늘린 것이다.
자민당은 당선자가 한명인 29개 1인 선거구에서 무려 21석을 얻는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2013년에 선거 대상인 의석이 33석으로 민주당(62석)보다 29석이나 적은 까닭에, 참의원 제1당의 지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민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신당은 지역구에서 의석 획득에 실패했고 비례대표에서도 잘해야 1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립여당의 참의원 의석은 과반수에 10석 가량 미달하게 됐다. 2013년에 선거를 치르는 참의원 의석은 민주당이 62석, 국민신당이 3석, 민주당계 무소속이 1석을 갖고 있어, 두 당은 이번 선거에서 합해서 최소 56석을 얻어야 과반수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창당한 ‘다함께당’은 지역구 3석에 비례대표 6석 등 최소 9석을 확보해, 캐스팅 보트를 쥐는 정당으로 부상했다. 제3당인 공명당도 최소 9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자민당 탈당 인사들이 창당한 ‘일어서라 일본’, ‘신당개혁’ 등은 지역구에서 의석을 얻지 못하고 비례대표 의석 확보 여부도 불확실하다.
민주당의 참패는 간 나오토 총리의 소비세 인상 검토론이 여론의 강한 저항을 부른 탓으로 해석된다. 간 총리는 패색이 짙어진 이날 밤 측근 의원들과 만나 “계속해서 재정과 경제재건에 분투하겠다”고 밝혀,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총리직을 유지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당장 선거 패배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고, 연립 재구성 등을 통해 정국을 안정적으로 수습하지 못할 경우 9월 말로 예정된 당대표 선거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내다봤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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