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참패에 거취 주목
정치자금 수사결과 변수
정치자금 수사결과 변수
일본 정국이 꼬여있을 때마다 정국의 핵심에는 그가 있었다. 그는 꼬인 정국을 만들고, 그것을 풀어낼 열쇠도 함께 쥐고 있었다. 오자와 이치로(68) 전 민주당 간사장 이야기다. 선거의 귀재라는 오자와가 2선에 물러난 채 치른 7·11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하자 그의 거취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도 민주당 연립정부가 참의원 과반 확보에 실패한, 꼬인 정국이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간 나오토 총리의 ‘탈 오자와’ 전략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뒤로 물러나 있었지만, 간 총리의 소비세 증세론 제시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지도부에 쓴소리를 해왔다. 그가 우려한대로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했다. 고시이시 아즈마 참의원 의원회장은 “아무도 그만두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간 총리는 일단 9월 당대표 선거 때까지는 지금의 당체제를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물밑싸움은 시작됐다. 오자와 그룹은 선거를 지휘한 에다노 유키오 간사장에게 화살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오자와 전 간사장의 정치적 복권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보인다.
정국의 최대 관심사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9월 당 대표 선거에서 간 총리의 재선에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다. 자신이 직접 당 대표 선거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다른 후보를 내세워 간 총리를 밀어내려 시도할 가능성도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그가 민주당 의원 410여명 중 150여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내 최고 실력자라 하더라도, 불과 3개월만에 총리 교체를 시도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많은 이들이 오자와 간사장을 주목하고 있지만, 그는 아직 조용하다. 이는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 그에 대한 검찰심사회의 2차 심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1차 심사에서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검찰심사회가 이번에도 ‘기소’의견을 내면, 그는 강제기소당한다. 정치행보에 족쇄를 차게 되는 것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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