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민주당 선거패배 뒤 처음 공개활동 나서
하토야마 “간 재선 지지” 중재 뜻 내비쳐
하토야마 “간 재선 지지” 중재 뜻 내비쳐
7·11 참의원 선거 뒤 칩거해오던 일본 민주당의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간 나오토 총리 체제로는 정국을 제대로 이끌어가기 어렵다는 뜻을 주변에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나서지는 않더라도, 당 대표 경선에 새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뜻이 짙게 묻어난다. 그런 가운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22일 간 총리 재선을 지지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의 사이를 중재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21일 신축한 중의원 의원회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일본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그는 지난 8일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이후 공적인 장소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간 총리의 면담 요청도 거절한 채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오자와는 이날 사무실을 찾은 이들에게 “여당 대표는 여러 정보가 있는 만큼, 정확한 판단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보가 틀리면 이렇게 된다. 참의원 의석은 잃을만 하니까 잃은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소비세 10% 인상’ 발언 등 간 총리의 선거 실책을 간접 비판한 것이다.
그는 지난주엔 주변 인사들에게 “간 총리는 견뎌내지 못한다. 야당이 참의원에서 총리문책 결의안을 가결시키면 중의원에 나갈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오자와 그룹에 속한 의원들은 총리에게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그룹에 속하던 이들 사이에서도 오자와 그룹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오자와 사키히토 환경상은 이달 말 오자와와 친한 의원들까지 포함한 새 ‘연구회’를 설립하는 등 결속을 다지고 있다. 지난달 초 오자와에게 당 대표 선거에 입후보하라고 촉구한 가이에다 반리 중의원도 하토야마 그룹 소속이다. 오자와 그룹 의원은 130~150명, 하토야마 그룹은 50명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당내 분란이 커지자 하토야마 전 총리는 22일 오전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9월 대표선거에서 간 총리의 재선을 지지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25일 이전에 오자와를 만나겠다고 선언했다. 하토야마는 “내가 간 총리를 버리면, 민주당은 망한다”는 생각을 최근 밝힌 바 있다. 8년 만에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당원이 모두 참가하는 이번 민주당 당 대표 선거는 9월12일에 치르기로 당내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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