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유명 가부키 배우와 미녀 앵커의 결혼소식으로 뜨겁다고 일본 전문 뉴스사이트 ‘JP뉴스’가 전했다.
지난 29일 도쿄 시내 더프린스파크타워 호텔 연회장에서 가부키 배우 이치카와 에비조(32)와 앵커 고바야시 마오(28)의 성대한 결혼피로연이 열렸다. 일본에서 제일 큰 연회장인 이곳은 테니스코트 약 10개가 들어갈 수 있는 초대형 규모를 자랑한다. 연회장에는 600여 송이의 백합이 놓이고 2000여개의 좌석이 늘어섰다. 신랑, 신부가 입장하는 레드카펫은 무려 70m였다. 일본을 대표하는 다섯 명의 셰프가 일식부터 프랑스식까지 화려한 요리를 선보였다.
결혼피로연은 일본 공중파 방송 <니혼TV>를 통해 생방송됐다. 시청률이 무려 47%나 나왔다. 일본에서 이 정도 시청률이면 월드컵 때와 맞먹는다.
하객의 면면도 화려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수상을 비롯해 모리 요시로 전 수상,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성 장관 등 일본 제일의 정치가부터 여배우 데라지마 시노부,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 우주비행사 노구치 소이치까지 일본 각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전부 모였다. 하객만 무려 2000명에 이르렀다. 고이즈미 전 수상은 “이런 성대한 피로연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사람이 아이를 많이 낳아서 단란한 가족을 꾸렸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모리 전 수상은 “축하합니다. 그리고 감동적입니다”라며 연신 싱글벙글 웃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이 뭐길래 이토록 일본 열도를 흥분시켰을까?
일본에서 가부키 배우는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쥐는 것은 물론, 사회적인 영향력까지 발휘한다. 일본 가부키는 보통 대를 이어 배우를 배출하기 때문에 가부키 집안은 일본에서도 로열 패밀리에 속한다. 가부키 무대에 서려면 가부키 명문가에서 태어난 남자아이이거나 재능을 인정받아 명문가에 입문해야 한다. 신랑인 이치카와 에비조는 가부키 가문 중에서도 200여 년의 전통을 가진 명문가의 후예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남성다움과 잘생긴 외모로 ‘에비사마’라고 불리며 가부키계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신부 고바야시 마오는 단아한 매력의 유명 앵커이다. 명문 조치대에 다닐 때 친언니인 고바야시 마야(프리 아나운서)의 추천을 받아 TV 출연을 하게 된다. 한국의 <미녀들의 수다> 격인 <고이노카라사와기>라는 장수 토크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면서 방송관계자의 눈에 띄게 된다. 기상캐스터를 거쳐 2006년부터 <뉴스 제로>의 서브 앵커를 맡게 되면서 일약 스타가 된다. 아름답고 똑똑하면서 여성스러운 매력으로 그녀는 매년 인기 아나운서 랭킹 1, 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e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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