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공안위원장 의회서 답변
나카이 히로시 일본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상이 지난달 방일한 대한항공 858기 폭파범 김현희씨에게 헬기 유람을 하게 한 것은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3일 의회에서 밝혔다. 김씨를 초청해 납치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새로운 정보를 거의 얻지 못할 상황이었음에도, 준국빈급의 지나친 대우를 했다는 야당의 지적에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나카이 공안위원장이 이날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 히라사와 가쓰에이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김씨의 헬기 탑승은 한국 쪽 요청을 받아들인 유람여행이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나카이 공안위원장은 “한국 쪽으로부터 이런저런 조건과 요구가 있어 교섭을 거듭했다”며 “어느 곳이라도 좋으니까 김씨에게 관광여행을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씨가 영원히 아무 곳에도 관광을 할 수 없는 처지라면, 어디선가 만족시켜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3박4일 일정으로 방일한 김씨는 방일 사흘째인 22일 숙박지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별장에서 도쿄의 제국호텔로 이동할 때 일본 정부가 제공한 헬기를 탔다. 그 과정에서 40여분간 도쿄 상공과 외곽지역을 유람비행한 바 있다. 평소라면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기에 ‘유람관광’은 김씨에 대한 과도한 대우를 비판하는 표적이 돼왔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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