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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핵 없는 세계로” 히로시마에 울려퍼진 위령가

등록 2010-08-06 20:34수정 2010-10-27 14:49

미·영·프 3국 대표와 UN 수장 첫 참석
간 일본 총리 “비핵 3원칙 견지할 것”
65주년 피폭사망자 위령식

핵무기 철폐를 향해 나아가자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6일 ‘원폭 비극의 땅’ 일본 히로시마에 울려 퍼졌다.

65년 전 이날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히로시마의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피폭사망자 위령식·평화기념식’에는 핵무기 대국인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에서 온 74개국 대표들이 참석해 5만5000여명의 원폭 희생자 유족 앞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미·영·프 3국의 대표와 유엔의 수장이 히로시마 평화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핵무기가 없어지는 날까지 계속 타오를 예정인 공원 안 ‘평화의 등불’ 앞에서 “함께 히로시마의 등불을 끄자, 그 불꽃을 희망의 빛으로 바꾸자”며, “원폭 희생자들이 살아있는 동안 핵무기 철폐를 실현하자”고 호소했다. 반 사무총장은 이날 “2012년까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발효시키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조약은 1996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돼 154개국이 서명했지만, 발전·실험용 원자로를 보유한 인도·파키스탄·북한 등이 비준하지 않아 아직 발효되지 않고 있다. 원자폭탄 투하 주체인 미국을 대표해 참석한 존 루스 주일대사도 평화기념식에 맞춰 발표한 성명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는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목표로, 앞으로도 협력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아키바 다다토시 히로시마 시장은 이날 ‘평화선언’을 발표했다. 그는 선언에서 “(피폭이라는) 이런 무서운 일은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며 “핵무기 없는 세계를 하루라도 빨리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인류에 주어진 과제이며, 사력을 다해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될 책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핵철폐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강조하고, 일본 정부에 “비핵 3원칙을 법제화하고, ‘핵우산’으로부터 이탈하라”고 촉구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이날 행사에서 “일본은 핵폐기를 실현하기 위해 선두에서 행동할 도의적 책임이 있다”며 “핵무기 철폐와 세계 항구평화의 실현을 위해 일본헌법을 준수하고 비핵 3원칙을 견지할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간 총리의 ‘비핵 3원칙 견지’ 발언은, 총리 산하 전문가위원회가 현재 작성중인 ‘2010년 방위대강’ 초안에 비핵 3원칙 중 ‘핵무기 반입’은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고 일본 언론이 최근 보도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간 총리는 ‘핵우산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유족들은 피폭자 가운데 지난 1년 사이 사망한 5501명의 명부를 위령비에 안치했다. 명부는 97권으로 늘었고, 기재된 사망자수는 모두 26만9446명으로 늘어났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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