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에 금리 0.1%로 모두 30조엔 융자키로
일본은행이 30일 임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금융기관 등에 빌려주는 초저리 자금 규모를 10조엔 늘려 모두 30조엔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 엔화를 더 풍부하게 공급해, 엔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조처다.
일본은행의 이런 결정에 따라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지난 주말보다 한때 1% 넘게 떨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이 줄어드는 등 대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두바이 쇼크로 엔화가치가 급등하자 10조엔의 자금을 연 0.1%의 초저금리로 금융기관 등에 3개월 만기로 빌려주는 조처를 처음 시작했다. 이어 지난 3월엔 자금규모를 20조엔으로 늘렸다. 일본은행은 이번에 추가로 늘리는 10조엔에 대해서는 융자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선 지난주 들어 엔화가치가 한때 달러당 83엔대까지 상승하며 15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로 인해 일본의 주가가 급락하고 일본의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심화 우려가 확산되자, 일본 정부와 재계가 일본은행에 대책마련을 촉구해왔다. 결국 일본은행은 6~7일로 예정된 정기회의에 앞서 이날 임시회의를 열어 금융완화대책을 결정했다. 시라카와 마사유키 일본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제와 물가 지표가 더 나빠질 위험성이 있어, 좀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이날 대책을 내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지난 주말보다 0.6엔 가량 상승한 85.2엔대에 거래됐다. 엔화가치는 오전 한때 달러당 85.8엔까지 하락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줄어들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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