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학병원들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이른바 ‘슈퍼박테리아’에 환자들이 집단감염되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한 병원에서는 9명이 슈퍼박테리아 감염이 직접 원인이 되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 이타바시구의 데이쿄대학 부속병원은 지난해 9월부터 입원 환자들 사이에서 항생제로 치료되지 않는 ‘아시네토박터균’ 감염이 확산돼, 지금까지 감염자가 모두 46명에 이르렀다고 3일 밝혔다. 감염된 환자 대부분은 혈액이나 신장 등에 중병을 앓고 있던 사람으로 그 가운데 27명이 숨졌으며, 9명은 슈퍼박테리아 감염이 직접 원인이 되어 사망했다고 병원 쪽은 밝혔다. 최초 감염자는 지난해 8월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나, 감염 경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병원 쪽은 밝혔다.
일본에서는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 사이 후쿠오카대학병원에서 23명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돼, 그 가운데 4명이 감염이 직접 원인이 되어 사망한 바 있다.
항생제가 듣지 않아 치료가 힘들어져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는 슈퍼박테리아의 위험성은 국내에도 존재한다.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아시네토박터균도 국내 대형 대학병원 등에서 이미 검출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사망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부도 병원에서 나타난 내성균이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게 감염되지 않도록 병원에서의 감염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기존의 관리 대상인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과 더불어 아시네토박터균, 녹농균 등 5종의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감염을 오는 12월부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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