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에 태어난 ‘전후세대’인 오카모토 아쓰시(56)가 와세다대학 문학부를 다니던 1970년대, 한국은 군사정권의 지배 아래 있었다. 그에 맞서 민주화운동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대학 2학년 때 일어난 김대중 납치사건은 그에게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놀라움을 안겨줬다. 한국에 유학중 간첩으로 몰려 고문당하다 거짓자백을 피하기 위해 난로를 뒤집어쓴 재일동포 서승(현 리쓰메이칸대학 교수)씨의 이야기를 듣고, 김지하의 시를 읽으며 그는 한국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1977년 대학을 졸업한 뒤, 그는 일본 진보파의 지적 거점이라 할 출판사 이와나미서점에 입사했다. 대학시절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준 월간지 <세카이> 편집부에서 일하며 그는 한국과 깊이 만났다. 1996년부터 편집장을 맡아, 14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의 ‘젊은 진보적 지식인’을 대표하는 그는 한반도 문제를 다룬 강연회나 토론회의 단골 사회자다. 지난 3월 이와나미서점과 한반도평화포럼이 공동주최한 한·일 지식인 포럼, 5월과 7월의 ‘한·일 양국 지식인 선언’ 발표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것도 그였다. <북한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2003년)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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