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끝난 당원·후보자·지방의원 투표 상당한 우위
미 언론 “미일동맹 비우호적” 일제히 오자와 견제
미 언론 “미일동맹 비우호적” 일제히 오자와 견제
차기 일본 총리에 오를 민주당 대표를 뽑는 선거가 14일 치러진다.
간 나오토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이 맞붙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일본 언론들은 간 총리의 우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간 총리가 국회의원 지지에서는 오자와 전 간사장과 비슷하거나 약간 열세지만, 이미 투표가 끝난 당원·후원자 및 지방의원들의 투표에서 상당한 우위를 보여 당 대표로 재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14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투표와 함께 최종 결론이 나온다. 당원·후원자 및 지방의원들의 우편투표는 지난 11일 이미 마감됐고, 14일에는 전체 투표권의 3분의 2를 가진 국회의원들이 투표한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오자와 총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현실주의’를 표방하며 미-일 동맹을 강조하고 있는 간 총리와 달리, 오자와 전 간사장은 ‘미-일 대등 외교’를 강조하고, ‘아시아 중시’ 노선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1일치 사설에서 오자와의 외교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신문은 “오자와의 국정철학은 지난 수년 동안 변화를 거듭했기 때문에 뭐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현재로서는 대부분의 일본 지도자들이나 국민들에 견줘 미-일 동맹에 덜 우호적이며 중국 독재체제에 끌리고 있다”며 “일본 민주당은 대표 선거에서 ‘다세포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세포적’이란 표현은 지난달 26일 오자와가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미국인들은 단세포적”이라고 한 발언을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오자와는 “나는 미국 사람을 정말 좋아하지만, (미국인들은) 너무 단세포적인 데가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오자와 전 간사장이 오키나와 미군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미-일 관계가 또다시 미군 기지 이전 문제로 에너지를 소진한다면, 양국이 다른 중요한 문제에서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희망도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오자와가 총리가 될 경우 엔화 강세 저지를 위해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신문은 13일치 기사에서 “일본의 외환정책을 잘 아는 사람들은 오자와가 총리가 될 경우 그가 말하던 대로, 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6년 만에 강행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엔 강세 저지를 위한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은 월가가 바라지 않는 일이다. <뉴욕 타임스> 또한 ‘오자와가 일본이 오랫동안 찾았던 리더인가?’라는 기사를 통해 ‘오자와 총리’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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