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환시개입…엔 급락
“상승세 꺾지는 못할것” 전망
“상승세 꺾지는 못할것” 전망
일본 정부가 15일 엔화 강세 저지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전격 단행했다. 6년 반 만에 이뤄진 당국의 개입으로 이날 오전 한때 달러당 82엔대에 거래되던 엔화 가치는 85엔대로 급락했다. 미국 의회에선 당장 부정적 반응이 나와 미-중에 이은 미-일간 환율 갈등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엔화 강세가 일본 경제에 주는 악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며 시장개입 사실을 확인했다. 외환시장 딜러들은 “당국이 오전 10시35분께 첫 개입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시장에 이어 이날 밤 런던 외환시장에서도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개입을 계속했다.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은 2004년 3월 이후 6년 반 만의 일이다.
일본 정부의 공격적인 시장개입은 간 나오토 총리가 당대표 재선에 성공한 14일 엔화 가치가 15년3개월 만의 최고치를 또 경신한 것이 계기가 된 듯하다. 외환시장에서는 간 총리가 시장개입을 경고만 할 뿐 실제로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시각을 단호히 차단하지 않는다면 엔 강세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지속된 시장개입으로 엔-달러 환율은 저녁 8시 현재 전날보다 2엔가량 올라, 달러당 85.17~85.20엔에서 거래됐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도 217엔 급등해 한달 만에 9500선을 회복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강력한 금융완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이번에 당국이 시장에 푼 엔화를 당분간 흡수하지 않을 방침이다. 시장개입의 효과를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재무부가 일본은행에 장기국채 매입액을 늘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시장개입 효과의 지속성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다. 무엇보다 일본 단독으로 한 개입이라는 점 때문이다. 노다 재무상은 “미국 등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나, 이번 개입은 일본 단독으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월가는 “엔화가 달러에 견줘서는 많이 비싸졌지만, 주요국 통화 전반에 견줘 보면 최고치일 때에 견줘 아직 많이 싸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이날 샌더 레빈 미 하원 세입 및 무역 소위 위원장은 “환율정책을 악용하는 나라가 중국만이 아니다”라며 “이번 일본의 시장 개입은 아주 충격적인 일이며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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