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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달러 약세 가속…‘환율전쟁’ 확산

등록 2010-10-06 19:12수정 2010-10-07 14:04

내일은 또 얼마나 내릴까 6일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거래를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7원 내린 11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내일은 또 얼마나 내릴까 6일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거래를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7원 내린 11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미, 경기둔화로 달러풀기 박차…금·원유값 껑충
일, 수출악화 등 엔고 파장 줄이려 ‘제로금리’로
브라질·싱가포르 등 “수출 줄어들라” 외환개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회복세 둔화에 맞서 통화완화(달러 풀기)를 강화할 뜻을 내비치면서 달러 약세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대체 자산인 금과 달러로 결제되는 원유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자국 통화가치의 급격한 상승을 우려하는 수출국들은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5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에 견준 달러가치는 유로당 1.3839달러로, 올해 들어 지난 2월3일(1.3895달러)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는 엔화에 견줘서도 한때 달러당 82엔대에 거래돼, 올해 최저였던 9월15일의 환율(달러당 82.7엔)에 근접했다. 달러 약세는 미국이 추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확산된 때문이다.

앞서 일본은행은 5일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4년 만에 ‘제로금리’ 정책의 부활을 선언했다. ‘엔고’로 인한 수출부진과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피하기 위해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0.1%에서 연 0~0.1%로 내리고, 시장에서 국채 등 5조엔 규모의 자산을 사들이는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로 인한 도쿄 외환시장의 엔 약세는 뉴욕 외환시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달러 약세 추이
달러 약세 추이

시장 참가자들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4일 로드아일랜드주 연설에서 “연준이 시장에서 자산을 사들이는 것은 기업의 차입비용을 줄이고 미국 경제를 부양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자산매입이 (미국 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힌 것에 훨씬 크게 반응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지난 3월 이후 중단한 자산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를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6일 얀 하치우스 선임분석가의 투자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앞으로 6~9개월 동안 매우 나쁜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밝혀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연준의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는 금값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달러의 대응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의 가격은 5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1.93% 치솟은 1340.6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달러로 결제되는 원유값도 전날보다 1.66% 오른 배럴당 82.82달러(서부텍사스산)로 거래를 마쳤다.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로 주가도 크게 올랐다. 뉴욕 증권거래소 다우지수는 193.45(1.8%)나 급등하며 1만944로 1만1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6일 “(재정악화로) 각국이 재정확대 정책을 펼 여지가 크게 줄어 신용확대의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며 통화완화 경쟁이 좀더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이 정책수단을 거의 소진함에 따라 선진국들의 통화완화 경쟁은 달러의 추가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달러 약세에 따른 반작용으로 자국 통화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수출국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쟁국보다 통화절상 폭이 크면 수출에 불리한 까닭이다. 싱가포르는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으며, 브라질은 유입된 외화자금에 세금을 올리기로 했고, 타이의 경우 자국 기업들에 대한 외화유출 규제를 풀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5일 “각국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국제 통화전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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