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직접 나서 사전조율
지난 4일 밤 벨기에 브뤼셀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아셈) 만찬장 복도에서 25분간 이뤄진 중·일 정상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일본의 정치인 라인이 외무성 관료 라인을 제쳐놓고 움직여 만들어낸 결과라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어그러진 양국 관계 복원을 위해 총리실은 직접 지난달부터 사전정지 작업에 나섰다.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은 먼저 지난달 29일 중국에 인맥이 많은 호소노 고시 전 민주당 간사장 대리를 밀사로 파견했다. 센고쿠의 밀사로 파견된 호소노는 곧장 조어대 영빈관으로 향해 7시간에 걸쳐 중국 외교부 고관들과 협의를 거쳤고 외교를 총괄하는 다이빙궈 국무위원과도 잠시 만났다. 이를 보고받은 센고쿠 장관은 지난 1일 다이빙궈와 비밀 전화통화를 나눈다. 여기서 전략적 호혜관계의 중요성과 중-일 교류의 추진이라는 큰 틀을 서로 확인한다. 이후 호소노는 도쿄에서, 센고쿠의 왼팔인 후쿠야마 데쓰로 관방부장관은 브뤼셀에서 뭍밑 교섭을 계속하도록 했다. 양국은 막판까지 아셈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연설 내용을 놓고 논의를 계속해 “서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는 직접 언급 않는다”는 데 합의한다. 결국 25분간 복도회담 당시 간 나오토 총리는 외무성 중국담당 관리 없이 영어 통역만 데리고 원자바오 총리와 대화를 나눴다.
이번 만남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외무성 쪽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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