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담화 때와 입장 달라져
일본의 한국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지난 8월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발표한 반성과 사죄 담화는 북한에도 적용된다고 간 총리가 밝혔다.
간 총리는 18일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담화에서 밝힌 인식이 북한에도 똑같이 적용되느냐’는 마타이치 세이지 사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강제병합의 해인 1910년) 당시는 한국이 하나의 국가였으므로 그런 의미가 포함됐다고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간 총리는 당시 사죄와 사과의 대상을 ‘한국’ 또는 ‘한국인’이라고 표현했다.
간 총리의 이런 발언은 담화 발표 직후인 8월13일 당시 오카다 가쓰야 외상이 “북한은 국교 정상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담화의 발표 대상이 아니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과 다르다. 당시 오카다 외상은 “일본과 북한 간에는 국교가 정상화 돼있지 않다”며 “(식민지 지배의 영향은) 한반도 전체에 미친다고 생각하지만, 전후 문제에 대해 일본과 북한 사이엔 한-일 기본조약 같은 것이 없어 일방적으로 담화를 발표할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도 8월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국권 강탈을 인정하지 않고 사죄도 배상도 하지 않으려는 강도적 본성이 (담화에) 담겨 있다”며 “담화가 남조선만 대상으로 했으며 이러한 처사는 명백히 우리 공화국과 인민에 대한 또 하나의 용납 못할 죄악”이라고 주장해, 북한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간 총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당시 발표한) 평양선언을 살려서 (북한과) 양국 간 교섭을 주체적으로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전향적이고 성의 있는 행동이 있으면 일본도 같은 대응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2008년 8월 합의에 따라, 북한이 신속히 재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은 북한에 넘겨져 있다”고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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