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화 다 옛날얘기”
일본 정부는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1991년, ‘부동산 신화’ 타파를 토지 정책의 목표로 천명했다. 매년 10월 토지의 달에는 토지 정책을 홍보하는 행사를 전국 각지에서 한 달 내내 연다. 20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의 생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국토교통성이 해마다 벌이는 ‘토지(부동산) 문제에 관한 국민 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내 집’을 가지려는 성향에는 큰 변화가 없다. 내 소유의 토지와 건물을 갖고 싶다는 사람은 1996년 88.1%에서 2009년 81.3%로 약간 줄었을 뿐이다.
소유하고 싶은 주택 형태에 대해서는 ‘독립성이 높은’ 단독주택을 선호한 사람이 2009년 조사에서도 77.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1996년 90.4%에서 그 사이 꽤 낮아지긴 했다.
그러나 내 집을 가지려는 성향이 강한 것이 투자 수단으로서 부동산을 선호하기 때문은 아니다. 2009년 조사에서 ‘토지는 저축이나 주식 등에 견줘 유리한 자산인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36.7%로, ‘그렇게 생각한다’(33.7%)는 대답을 웃돌았다. 거품 붕괴가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1995년 조사에서는 토지가 유리한 자산이냐는 물음에 61.9%가 그렇다고 대답한 바 있다. 여전히 토지(부동산)가 유리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대답은 지난해 7.4%에 그쳤다.
택지 가격은 지금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009년 현재 일본 도쿄·오사카·나고야 3대 도시의 주택지 가격은 1991년의 41.3% 수준이다. 2006년과 2007년 경기 회복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세계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8년과 2009년에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택 수요가 많이 줄어든 탓으로 보기는 어렵다. 일본의 연도별 출생아 수는 1957년부터 ‘제2차 베이비붐’이 절정에 이른 1973년까지 증가세가 이어졌는데, 현재 이들 세대가 집을 사는 핵심 계층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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