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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비정규직 34%‘우울한 신기록’

등록 2011-02-22 20:13

일본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 추이
일본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 추이
고용불안…재정적자…‘일본의 봄’은 멀다
일본의 쇠고기덮밥 체인 마쓰야는 지난 11일부터 1주일간 320엔짜리 쇠고기덮밥의 가격을 240엔으로 내렸다. 대체로 700~800엔 가량인 다른 점심 메뉴의 3분의 1 가격이다. 마쓰야는 지난해에도 여섯 차례나 할인행사를 한 바 있다. 다른 쇠고기덮밥 체인들도 경쟁적으로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 가장 싼 값에 먹을 수 있는 한끼 식사를 내걸고,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것은 일본 사회에 저임금 근로자들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마쓰야가 한시적으로 가격을 내렸을 때, 손님이 그 전보다 23.1%나 늘어났다.

일본 최대의 노동조합 단체인 ‘렌고’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2009년9월 집권한 민주당 정부 들어서도 고용의 질 악화는 계속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은 지난해 일본의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이 2002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고 21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일본의 지난해 연평균 정규직 근로자는 3355만명, 비정규직 근로자는 1755만명이었다. 비정규직이 전체의 34.3%에 이르러, 그전 최고였던 2008년보다 0.2%포인트 또 올랐다. 지난해 정규직은 전년에 견줘 25만명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34만명 늘어났다.

세계 금융위기를 맞아 일본 기업들이 정규직보다 파견 근로자들을 먼저 해고(약 32만명)하면서 2009년 비정규직 비율이 한때 감소세를 보였으나, 한해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본 민주당 정부는 파견을 사실상 무제한 허용하는 현행 근로자파견법을 고쳐, 제조업체의 파견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파견업체가 상시 고용하는 형태의 파견만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기업들이 이에 미리 대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난해에도 파견 노동자는 12만명 줄었다. 하지만 파트타임 근로자와 아르바이트 사원이 1192만명으로 2009년에 견줘 39만명이나 늘어나는 등 비정규직의 증가세는 여전하다.

도요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하고, 일본우편이 지난해 6500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일부 기업에서 비정규직을 줄이려는 자발적인 노력은 있었다. 그러나 사회 전반으로는 파급되지 못했다. 총무성 보고서는 55살 이상 근로자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49.5%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비정규직 가운데 주 35시간 일하는 사람은 685만명으로 39%에 그쳤다. 비정규직은 급여 수준도 낮아서 비정규직 남자의 59.1%가 연수입 200만엔(약 2700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여자는 100만엔에도 못미치는 사람이 49.2%, 200만엔 미만이 86.1%에 이르렀다.

전반적인 임금 하락은 수요부족에 따른 디플레이션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내각부가 21일 추정한 것을 보면, 지난해 일본의 총수요는 총공급능력에 견줘 20조엔 가량 모자랐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무디스도 일본 신용등급 ‘하향 예고’

국가채무 탓 ‘부정적’ 전망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일본의 장기 국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22일 하향 조정했다. 현재 ‘Aa2’ 등급으로 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신용등급을 앞으로 내릴 수 있다고 예고한 것이다.

무디스는 “일본의 경제·재정 정책이 재정적자 감소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등급 전망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 “여야 정당이 (재정이나 경제성장을 둘러싼 과제에 대해) 유효한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단기·중기적으로 일본에 재정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의 높은 신용등급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 전망에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는 지난달 27일 재정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일본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일본은 재정적자가 장기간 누적돼온 상황에서 세계금융위기를 맞은 뒤 연간 적자국채 발행액이 세수를 초과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채와 지방채를 합한 일본의 전체 국가채무가 올해 말이면 국내총생산(GDP)의 204.2%로 악화되고, 내년에는 그 비율이 210.2%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노하라 나오유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지난 9일 도쿄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일본이 국가채무와 재정적자를 중장기적으로 견뎌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 상황을 방치한다면 앞으로 야기될 문제의 근원을 남겨 놓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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