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부대신
이토 히로부미의 외고손자
불법 외국인 정치헌금 문제로 물러난 마에하라 세이지 전 일본 외상(장관)의 후임에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외고손자인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부대신(차관)이 내정됐다고 일본 언론이 8일 일제히 보도했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밤 마쓰모토 부대신에게 외무상 직책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마쓰모토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마쓰모토 내정자는 지금까지 각료 경험이 없는데다, 중의원 4선 의원으로 국회 경험도 길지 않은 편이다. 이 때문에 나오시마 마사유키(65) 전 경제산업상이나 오카다 가쓰야(57) 민주당 간사장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간 총리가 마쓰모토 내정자의 부대신으로서 실적을 평가해 장관 승격을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14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주요 8개국(G8) 외교장관 회담이, 19일부터는 교토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각각 열리는 등 외교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외교 사정을 아는 마쓰모토 부대신을 승격시키기로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마쓰모토 내정자는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뒤 옛 일본흥업은행에서 근무하다 1989년 방위청 장관이 된 부친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2000년 중의원 선거에서 효고 11구에서 처음으로 당선했다. 민주당 중의원 운영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9월부터 외무부대신을 맡았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과 가까운 다루토코 신지 의원 그룹으로 분류된다. 이토 히로부미 초대 조선통감의 외고손자이면서도 일본 국회도서관을 관리하는 중의원 운영위원장으로 있을 때 안중근 의사의 유해에 관한 자료를 찾아 한국에 건네주겠다는 뜻을 밝힌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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