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증시·엔화 급락 ‘금융시장 대혼란’
일본의 대형 쓰나미가 11일 도쿄 증시를 급락시키면서 주식 금융시장 등 일본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경제 전반에 ‘쓰나미 경보’가 울렸다. 도쿄 증시 폭락과 엔화 급락 등이 예상되고 피해상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일본발 쓰나미에 휩싸일 것이란 우려가 크다.
11일 도쿄 증시는 중동, 유럽 등에서 터진 악재로 장중 약세를 보이다가 장 마감을 앞두고 도호쿠 지방에서 대형 쓰나미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불과 15분 만에 10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닛케이225 지수가 179.95포인트(1.72%) 급락했다. 쓰나미 피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화 가치도 급락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83.30엔까지 올랐다. 아시아 증시도 유가 상승 등 기존 악재에 일본발 쓰나미 여파로 중국 상하이지수가 0.79% 떨어지는 등 모두 하락했다. 그러나 증시 등 금융외환시장에 끼칠 악영향은 내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14일 도쿄 증시와 외환시장은 블랙 먼데이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이번 지진과 쓰나미는 일본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원전시설에 불이 나는 등 전력, 철도(신칸센), 도로, 항공 등의 운항이 중단되는 등 주요 산업인프라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경제컨설팅업체인 액션이코노믹스의 분석가인 데이비드 코언은 이날 <비비시> 방송에 나와 “단기적으로 볼 때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1%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쓰나미가 그러지 않아도 불안한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피해가 집중된 도호쿠 지방의 경제규모는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과 비슷한 약 32조엔(432조원) 수준이며, 현민의 1인당 소득은 239만엔(3225만원)으로 전국 평균(275만엔)에는 못 미친다. 기본적으로 농업·수산업·관광이 주산업이며, 경작지의 약 65%가 벼농사로 전국 농가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95년 한신지방을 강타한 고베지진과는 달리 전자·조선 등 제조업의 피해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노동집약형의 중소제조업체 가운데 자동차와 반도체 부품공장들이 있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소니가 공장 6곳을 폐쇄한 것을 비롯해 도요타자동차는 미야기현의 부품공장 1곳과 조립공장 2곳의 가동을 중단했고, 닛산자동차도 공장 4곳의 라인이 멈춰섰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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