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관으로 대피한 재일동포들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 일대의 재일동포들이 13일 오후 센다이시 아오바구에 있는 한국총영사관에 대피해있다. 센다이/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사재기 등 자제 성숙한 태도
대지진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13일 도쿄 거리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온해보였다. 파괴된 건축물이 거의 없었고, 쓰나미 피해도 입지 않아 지진의 흔적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진 대비 훈련이 잘돼 있고, 지진을 여러 차례 경험한 이들의 침착함이 더 큰 몫을 하는 듯했다.
도쿄의 전철·지하철 운행은 지진 이전 상태를 회복하진 못했지만 상당 부분 정상화됐다. 하지만 승객은 평소 일요일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번화가인 신주쿠역 주변, 도쿄역 주변도 아주 한산했다.
동북지방으로 연결되는 철도가 전면 운행을 멈춘 것도 사람들의 움직임을 줄인 듯하다. 도쿄역의 차표 판매 창구엔 사람이 평소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역 구내 여행사의 유리문 위엔 “지진으로 3월12일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재개시점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식당과 가게들은 대부분 평소대로 문을 열었다. 슈퍼마켓엔 계산을 위해 늘어선 줄이 12일엔 평소의 몇배나 됐지만, 이날은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물론 일부 물품은 공급이 달렸다. 고토구 스미요시역 근처의 슈퍼마켓 라이프의 즉석라면 코너는 12일 오후 들어 텅 비어, 13일 오전까지 그대로였다. 점원은 “일요일이라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진에 대비해 ‘손전등’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활용품점이나 편의점에서는 손전등이 거의 사라졌다. 물론 ‘내상’은 곳곳에 있다. 기자가 사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벽엔 “발코니 곳곳에 균열이 생겼으나 점검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가능한 발코니에 나가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각종 행사는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스미다구의 도서관, 네리마구의 온실식물원 등이 주말휴관을 실시하고, 각종 체육행사도 취소됐다. 모든 게 그렇게 속도를 줄였지만, 질서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지진 이후 처음 연락이 이뤄진 일본의 지인들은 “안전할 거라 믿었다”며 “통화가 폭증하는 상황이라 꼭 필요한 사람들이 쓰라고 굳이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장에 내진 설계가 돼 있는 듯 침착한 도쿄 시민들도 여진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사태는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지진 전보다 늘어난 모습이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일본지진은 하나님의 경고” 조용기 목사 발언 논란
■ “부모님…형…” 가족생사 몰라 뜬눈으로 밤새
■ 6기 가동 중단…1호기 연료봉 공기중 노출 녹아내려
■ UAE 가던 MB전용기 ‘딸그락’ 소음·진동 내더니…
■ 규슈 화산 재 폭발
■ 한국 원전, 내진설계 됐지만 진도6.5 넘으면 ‘위험’
■ 이정희 “내가 따를만한 여성지도자가 국내에 없다”
12일 오전 도쿄역 앞 택시 정류장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식당과 가게들은 대부분 평소대로 문을 열었다. 슈퍼마켓엔 계산을 위해 늘어선 줄이 12일엔 평소의 몇배나 됐지만, 이날은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물론 일부 물품은 공급이 달렸다. 고토구 스미요시역 근처의 슈퍼마켓 라이프의 즉석라면 코너는 12일 오후 들어 텅 비어, 13일 오전까지 그대로였다. 점원은 “일요일이라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진에 대비해 ‘손전등’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활용품점이나 편의점에서는 손전등이 거의 사라졌다. 물론 ‘내상’은 곳곳에 있다. 기자가 사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벽엔 “발코니 곳곳에 균열이 생겼으나 점검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가능한 발코니에 나가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12일 오후 도쿄 고토구의 한 생활용품점에 손전등이 다 팔려나갔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각종 행사는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스미다구의 도서관, 네리마구의 온실식물원 등이 주말휴관을 실시하고, 각종 체육행사도 취소됐다. 모든 게 그렇게 속도를 줄였지만, 질서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지진 이후 처음 연락이 이뤄진 일본의 지인들은 “안전할 거라 믿었다”며 “통화가 폭증하는 상황이라 꼭 필요한 사람들이 쓰라고 굳이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장에 내진 설계가 돼 있는 듯 침착한 도쿄 시민들도 여진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사태는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지진 전보다 늘어난 모습이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일본지진은 하나님의 경고” 조용기 목사 발언 논란
■ “부모님…형…” 가족생사 몰라 뜬눈으로 밤새
■ 6기 가동 중단…1호기 연료봉 공기중 노출 녹아내려
■ UAE 가던 MB전용기 ‘딸그락’ 소음·진동 내더니…
■ 규슈 화산 재 폭발
■ 한국 원전, 내진설계 됐지만 진도6.5 넘으면 ‘위험’
■ 이정희 “내가 따를만한 여성지도자가 국내에 없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