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 비교
스리마일, 냉각장치 파열 뒤 누출
체르노빌, 흑연 냉각재라 피해 커
후쿠시마, 비상전력 공급 불능상태
체르노빌, 흑연 냉각재라 피해 커
후쿠시마, 비상전력 공급 불능상태
[일본 동북부 대지진]
일본 후쿠시마원전의 방사능 누출사고는 1979년 미국 스리마일원전,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원전과 함께 세계 3대 원전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세 원전은 원자로형은 다르지만 모두 원자로 자체가 파손되면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의 측면이 강하다는 점도 닮았다.
스리마일원전 사고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해리스버그에 있는 스리마일섬의 원전에서 냉각장치가 파열돼 핵연료가 외부로 누출된 사고였다. 우리나라 원전과 같은 가압경수로로, 증기발생기에 물을 공급하는 펌프에 이상이 생겨 원자로를 냉각하는 긴급노심냉각장치가 작동돼야 했음에도 운전원이 오판해 오히려 냉각장치를 멈추는 실수를 저질렀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북쪽 100㎞ 지점에 있는 체르노빌원전의 경우, 냉각재로 흑연을 사용하는 형식이어서 피해가 더 컸다. 비상전력 안전성을 검증하는 일상적 검사를 하던 운전원이 자동정지 기능을 차단하는 실수를 해 출력이 급상승하면서 수증기·수소·화학 폭발이 이어졌다.
후쿠시마원전 사고도 비상전력 공급 장치의 작동 불능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시설미비보다는 관리 미흡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성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자력안전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1호기당 2.5대꼴로 배치된 비상디젤발전기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고, 실제로 태풍 등으로 외부 전력이 끊겼을 때 잘 작동하고 있다”며 “후쿠시마원전의 경우 이중삼중의 비상체계가 뚫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발표가 늦어져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옛소련 정부의 늑장대응과 비교된다. 옛 소련은 체르노빌 사고 발생 2주 뒤에야 주변국가에 알려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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