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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진흙범벅 폐허 헤집어 수색…주검 발견때마다 ‘비통’

등록 2011-03-13 21:36수정 2011-03-13 22:53

자위대 10만명 등 민·관·군 총동원 수천명 구출
여진에 도로 끊겨 어려움…고립지역 헬기 수송
81명 탑승선박 발견·15㎞해상 생존자 ‘기적’도
필사의 구조 현장

쓰나미로 최악의 피해를 본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에 급파된 구조대원들은 12·13일 처참한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한 채 허겁지겁 생존자 구조에 나섰다. 사람이 있을 것 같은 건물 잔해는 기구와 손을 이용해 모조리 뒤졌다. 그러나 주검을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건지기 위한 필사적 노력이 일본 동북부 각지에서 펼쳐지고 있다. 재해만큼 구난에도 익숙한 일본인들은 민·관·군 할 것 없이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한 센다이의 모습처럼 현장은 환호성 대신 낙담이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구조대원들은 진흙 범벅인 쓰레기를 헤집거나 지붕을 뚫고 끌어낸 주검을 녹색 주머니에 담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질식사했다. 건물이 붕괴했을 뿐 아니라 바닷물이 밀고들어와, 희생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숨 쉴 공간이 없었던 것이다.

일본 정부는 5만여명이던 자위대 파견인력을 10만명으로 늘리면서 구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만명은 자위대의 40%에 해당한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현장에 파견됐던 일본 구조대 62명은 자국 피해 지역 구호를 위해 귀국길에 올랐다.

하지만 여진 발생 경보가 이어지는데다, 방대한 피해 지역으로 통하는 도로가 끊긴 경우가 많아 작업이 녹록하지 않다.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에서는 주민의 절반 이상이 행방불명이라지만 현지 사정이 어떤지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을 정도다.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은 “많은 사람이 고립돼 도움을 기다리지만 상황은 엄혹하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자위대와 경찰이 파악하기로 미야기현에서 2만명 이상, 이와테현에서 1260여명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조대는 쓰나미의 정도가 비교적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13일까지 수천명을 구했다. 도로가 끊기거나 물에 잠긴 곳에서는 헬리콥터가 크게 유용하다. 미야기현 와타리에서는 초등학교 옥상에서 대피한 주민들을 헬기로 안전한 장소로 옮겼다. 노동자 81명을 태운 상태에서 사라져 애를 태웠던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의 조선사 소속 선박은 12일 바다에서 발견돼 탑승자들이 헬기로 구조됐다.

기적적 생존자도 나오고 있다. 해상자위대는 도시가 사라지다시피 한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의 60살 남성이 육지에서 15㎞ 떨어진 바다에서 부유물을 잡고 있다 이틀 만에 구조됐다고 밝혔다. 이 사람은 “도망을 치던 중 물건을 가지러 집에 되돌아갔다가 물살에 휩쓸렸다”며 “우리 집 지붕을 잡고 바다 위를 떠다녔다”고 말했다.


한편 살아남은 이재민들에게도 고통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사람이 수만명이다. 여진의 공포와 식량, 연료 부족에 시달리며 대피소에서 밤을 새우는 이들이 30만명이 넘는다.

이본영 류이근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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