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불안해서… 지진 피해를 크게 입은 미야기현 센다이시 중심가에서 14일 오전 이 지역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대피하려고 길게 늘어서 차를 기다리고 있다. 센다이/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여진·방사능 위험 계속되자
여행자제 권고·귀국길 도와
나리타·하네다공항 ‘북새통’
여행자제 권고·귀국길 도와
나리타·하네다공항 ‘북새통’
각국 정부, 자국민 구출작전
11일 대지진과 쓰나미 이후 수백차례의 여진이 계속되고 원전 방사능 유출 위험이 커지자 각국 정부가 출국 및 여행자제 경보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출국하거나 피해지역에서 탈출하는 외국인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의 관문인 나리타와 하네다 공항은 12일 운항이 부분 재개된 이후 출국하려는 외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도쿄주재 유럽연합 대표부의 스테판 후버 부대사는 14일 “대사관 직원들의 3분의 1일이 이미 떠났다”며 “보쉬, 다임러, 베엠베 등 독일 기업들의 지사장들은 부인과 아이들을 출국시켰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이탈리아 이중국적의 마리사는 “상황이 제대로 통제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남편과 두 아이들과 6년 동안 거주해 왔던 일본을 떠나 13일 홍콩으로 출국했다. 도쿄의 아우디 사무소는 다음주에 문을 열기로 하고 이번 한주 동안 사무실을 문을 닫기로 했다. 일본 축구대표팀의 알베르토 차케로니 감독과 코치진들은 12일 “가족들이 불안해한다”는 이유로 언제 복귀할지도 밝히지 않은 채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프랑스 석유 메이저회사인 토탈의 도쿄 지사는 자사 직원들에게 호텔방들을 임대해 놓은 남쪽의 규슈지역의 후쿠오카로 당분간 옮기라고 설득하고 있다.
앞서 도쿄 주재 프랑스 대사관은 13일 웹사이트에 일본 체류 자국민들에게 도쿄 지역(간토지방)에 머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앞으로 수일 동안 그 지역을 떠날 것을 권고하는 경고문을 올렸다. 독일 대사관도 ‘일본 체류의 필요성을 신중하게 검토해보고, 특히 어린이와 함께 있는 가족들은 일본을 떠날 것을 고려하라’고 권했다. 이런 출국 권고는 이날 일본 기상청이 사흘 안에 간토지방에서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70% 이상으로 매우 높고 그 이후 당분간 발생 확률도 50%라고 경고한 뒤 나온 것이다.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는 자국민들의 출국을 촉구하는 대신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는 수준의 여행경보에 그치고 있어 대조적이다. 미 국무부는 비필수 정부요원들에게 일본 여행을 연기하고 자국민들에게는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각국 정부는 일본 내 자국민들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피해지역 내 자국민들의 소개에 힘을 쏟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은 센다이 총영사관에 피신중인 135명의 교민들 가운데 52명의 출국을 지원했고, 앞으로 귀국하거나 다른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을 희망하는 교민들의 이동차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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