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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바닷물 응급처방 안먹혀…2호기 원자로도 ‘최대 위기’

등록 2011-03-15 09:11수정 2013-01-24 09:39

후쿠시마 원전 ‘통제불능’ 불안감
연료봉 노출→바닷물 투입→다시 노출 심각한 상황
원자로 안 압력높아 난관…밸브 연 뒤 재시도 할듯
지진 피해를 당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상황이 갈수록 악화돼 이번 사태의 끝이 어딘지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14일 제1원전 3호기에서도 이틀 전 1호기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수소 폭발이 일어났지만, 이보다 심각한 것은 2호기의 상황이다. 2호기는 이날 오후 한때 2시간30분가량 연료봉이 전부 노출됐다. 이후 바닷물 주입으로 냉각수 수위가 올라갔지만, 이날 밤늦게 연료봉 완전 노출 상태가 재연됐다.

연로봉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 핵연료가 녹아내리면서 원자로가 위험해진다. 일본 정부는 1, 3호기에 이어 이날 2호기도 노심용해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2호기의 경우 바닷물을 직접 주입해 냉각하는 응급처방도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발전소 쪽은 원자로 냉각기능이 마비되고 냉각수 수위가 낮아져 연료봉이 공기 중에 노출되자, 바닷물을 냉각수로 주입하는 극약처방을 해왔다. 1, 3호기는 이런 방식으로 상황 악화를 막아왔다. 그러나 2호기는 이런 처방이 순탄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연료봉 노출이 반복되고 있다.

<엔에이치케이>(NHK)는 “2호기는 원자로 안의 기체를 빼내 압력을 낮추는 밸브가 막혀 원자로 안의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냉각수로 쓸 바닷물을 주입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원자로에는 기체를 빼내는 밸브가 모두 11개 있다. 도쿄전력은 다른 밸브를 열어서 압력을 낮춘 뒤 다시 바닷물을 주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시 바닷물을 주입하기까지 시간이 지체되면 노심용해가 빠르게 진척될 수도 있다.

1, 2, 3호기에서는 원자로 안에 있던 방사능 물질이 내부 압력을 낮추는 과정에서 조금씩 빠져나오는 상황이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13일 밤 1호기의 연료봉이 1.7m, 3호기의 연료봉이 2m가량 공기 중에 노출돼 있었다며, 제1원전 주변에서 14일 새벽 두 차례에 걸쳐 위험 기준치(시간당 500마이크로시버트)를 초과하는 방사선량이 계측됐다고 밝혔다. 물론 그 뒤에는 위험할 정도의 방사선량은 아직 계측되지 않고 있다고 일본 정부는 설명하고 있다.

한편 후쿠시마 제2원전에서도 4개의 발전기 중 1, 2, 4호기 등 3개가 냉각기능이 정상이 아니다. 제1원전과 같은 문제를 겪는 발전기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일본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던 미국 정부가 마침내 원전 전문가들을 파견하기로 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뉴욕 타임스>에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해도 조만간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도 애초 몇겹의 안전장치를 갖췄지만 실제 비상 상황에서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지진 등으로 충격이 가해지면 원전은 자동으로 가동을 멈추고, 제어봉이 삽입돼 핵분열 속도를 늦춘다. 또 긴급 노심냉각장치가 대량의 물을 주입해 원자로를 식힌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은 지진 뒤에 밀어닥친 거대한 쓰나미로 비상발전기가 망가지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박중언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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