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동안 방사선을 받을 때 생기는 현상
문답으로 풀어보는 일본 원전 위험도
① 확산 어디까지
방사성 물질, 제트기류 탈땐 북반구 ‘영향권’
② 얼마나 위험한가
체르노빌때 위험도 ‘7단계’
후쿠시마 ‘5단계’ 격상 우려
③ 유출되는 물질은
요드, 갑상선암 유발
세슘도 암 발생시켜 후쿠시마 제1원전 1, 2, 3, 4호기에서 12일부터 15일까지 4차례의 폭발이 발생하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 투하를 경험한 일본인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유출이 일본뿐 아니라 주변국들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문답으로 풀어본다. -이번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가? “12일 1호기와 14일 3호기에서 수소폭발로 인한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한 사고 7단계 기준에서 4단계(사고지역에 영향을 주는 사고) 수준이라는 게 일본 핵안전당국의 발표이다. 일본 당국은 15일 2호기 수소폭발에 대해선 단계를 설정하지 않았지만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원전에서 부분융해로 인한 방사능 유출사고 때의 5단계(좀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사고) 이상으로 격상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프랑스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번 사고를 내부적으론 6단계로 격상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7단계(대사건)로 구분된다.” -어떤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고, 무슨 피해가 있나? “원자로 제1차 강철격납용기 안의 압력을 낮추기 위해 계속 증기를 방출하면서 배출되는 방사성 세슘과 요오드가 주성분이다. 15일 오전 현재 원전 정문 근처에서 방사선량이 400밀리시버트(mSv)로 측정될 정도로 방사능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 수치는 원전노동자의 연간 선량 한도(20밀리시버트)를 많게는 20배 초과하는 것으로, 긴급시 작업원도 15분밖에 그 자리에 있을 수 없는 수치다. 현장에서 작업중인 노동자와 공무원, 자위대 군인의 안전이 매우 우려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는 원전 근처에 거주했던 주민들 가운데 방사성 요오드로 인한 갑상선암 발병이 일부 보고됐다.” -제2의 체르노빌 사고가 될 수 있는가? “전문가들은 낮게 보지만,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체르노빌에선 노심의 공기 중 노출로 폭발이 이뤄져 수일간 화재가 발생했다. 후쿠시마에선 증기 방출로 수소폭발이 이어지고, 부분융해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쿠시마의 강철격납용기가 얼마나 오래 높은 내부 압력을 견뎌낼지는 지켜봐야 한다.” -방사성 물질의 확산 위험은? “풍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1만6000㎞ 상공의 상부대기권을 흐르는 제트기류를 타고 북반구 전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경우 2달 만에 북반구 전역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 -수소폭발은 왜 일어나는가? “펌프 고장 등으로 정상적인 냉각장치가 가동되지 않고 내부에서 반응이 계속되며 격납용기 내 온도가 섭씨 1000도 이상으로 올라간 상황에서 물분해가 이뤄져 수소가 발생했다. 또 냉각수 수위 저하로 공기 중에 노출된 연료봉에서 지르코늄 피복이 벗겨져 녹아내리는 과정에서도 수소가 발생하게 된다. 격납용기를 냉각시키기 위해 긴급조처로 바닷물을 투입하려면 먼저 압력용기의 압력을 낮춰야 하고 이를 위해 증기 배출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수소가 함께 배출됐고 이 수소가 공기 중의 산소와 합쳐지며 폭발이 발생한 것이다.” -수소폭발 위험은 계속될 것인가? “현재 상황에선 당분간 바닷물 주입이 수주 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상당기간 수소폭발이 불가피하다. 원자로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연료봉이 충분히 냉각되어야 하지만, 소방호스를 이용한 응급조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발전기 가동을 통한 냉각수 공급이 이뤄져야 온도를 제대로 낮출 수 있다. 설사 온도를 낮춰 당장의 위기를 피하더라도 격납용기 내 연료봉을 제거하고, 바닷물로 오염된 원자로를 폐기하는 데는 십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방사성 물질, 제트기류 탈땐 북반구 ‘영향권’
② 얼마나 위험한가
체르노빌때 위험도 ‘7단계’
후쿠시마 ‘5단계’ 격상 우려
③ 유출되는 물질은
요드, 갑상선암 유발
세슘도 암 발생시켜 후쿠시마 제1원전 1, 2, 3, 4호기에서 12일부터 15일까지 4차례의 폭발이 발생하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 투하를 경험한 일본인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유출이 일본뿐 아니라 주변국들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문답으로 풀어본다. -이번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가? “12일 1호기와 14일 3호기에서 수소폭발로 인한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한 사고 7단계 기준에서 4단계(사고지역에 영향을 주는 사고) 수준이라는 게 일본 핵안전당국의 발표이다. 일본 당국은 15일 2호기 수소폭발에 대해선 단계를 설정하지 않았지만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원전에서 부분융해로 인한 방사능 유출사고 때의 5단계(좀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사고) 이상으로 격상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프랑스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번 사고를 내부적으론 6단계로 격상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7단계(대사건)로 구분된다.” -어떤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고, 무슨 피해가 있나? “원자로 제1차 강철격납용기 안의 압력을 낮추기 위해 계속 증기를 방출하면서 배출되는 방사성 세슘과 요오드가 주성분이다. 15일 오전 현재 원전 정문 근처에서 방사선량이 400밀리시버트(mSv)로 측정될 정도로 방사능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 수치는 원전노동자의 연간 선량 한도(20밀리시버트)를 많게는 20배 초과하는 것으로, 긴급시 작업원도 15분밖에 그 자리에 있을 수 없는 수치다. 현장에서 작업중인 노동자와 공무원, 자위대 군인의 안전이 매우 우려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는 원전 근처에 거주했던 주민들 가운데 방사성 요오드로 인한 갑상선암 발병이 일부 보고됐다.” -제2의 체르노빌 사고가 될 수 있는가? “전문가들은 낮게 보지만,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체르노빌에선 노심의 공기 중 노출로 폭발이 이뤄져 수일간 화재가 발생했다. 후쿠시마에선 증기 방출로 수소폭발이 이어지고, 부분융해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쿠시마의 강철격납용기가 얼마나 오래 높은 내부 압력을 견뎌낼지는 지켜봐야 한다.” -방사성 물질의 확산 위험은? “풍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1만6000㎞ 상공의 상부대기권을 흐르는 제트기류를 타고 북반구 전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경우 2달 만에 북반구 전역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 -수소폭발은 왜 일어나는가? “펌프 고장 등으로 정상적인 냉각장치가 가동되지 않고 내부에서 반응이 계속되며 격납용기 내 온도가 섭씨 1000도 이상으로 올라간 상황에서 물분해가 이뤄져 수소가 발생했다. 또 냉각수 수위 저하로 공기 중에 노출된 연료봉에서 지르코늄 피복이 벗겨져 녹아내리는 과정에서도 수소가 발생하게 된다. 격납용기를 냉각시키기 위해 긴급조처로 바닷물을 투입하려면 먼저 압력용기의 압력을 낮춰야 하고 이를 위해 증기 배출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수소가 함께 배출됐고 이 수소가 공기 중의 산소와 합쳐지며 폭발이 발생한 것이다.” -수소폭발 위험은 계속될 것인가? “현재 상황에선 당분간 바닷물 주입이 수주 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상당기간 수소폭발이 불가피하다. 원자로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연료봉이 충분히 냉각되어야 하지만, 소방호스를 이용한 응급조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발전기 가동을 통한 냉각수 공급이 이뤄져야 온도를 제대로 낮출 수 있다. 설사 온도를 낮춰 당장의 위기를 피하더라도 격납용기 내 연료봉을 제거하고, 바닷물로 오염된 원자로를 폐기하는 데는 십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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