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상승하는 방사능 오염
후쿠시마현 나미에초 시간당 330마이크로시버트
백혈구수 주는 등 미세한 혈액변화 가능성 있어
수돗물서도 방사능…주변지역으로 빠르게 확산
후쿠시마현 나미에초 시간당 330마이크로시버트
백혈구수 주는 등 미세한 혈액변화 가능성 있어
수돗물서도 방사능…주변지역으로 빠르게 확산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서 방사선량이 일반인 연간 피폭 한도의 최대 2890배까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 11일 대지진에 이은 지진해일로 후쿠시마 원전이 손상된 이후 처음으로 원전 주변 지역의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했더니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또 후쿠시마 시내 수돗물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서 냉각 기능 고장 뒤 대기중으로 방출된 세슘과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이 바람과 지하수 등을 타고 주변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부성이 전날 오후 8시40분부터 약 10분간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1㎞ 떨어진 후쿠시마현 나미에초에서 계측한 방사선량이 차량 밖에서 시간당 330마이크로시버트, 차량 안에선 300마이크로시버트를 기록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측정된 방사선량이 연간 피폭 한도의 2233~2890배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권고하는 일반인 연간 허용치(1000마이크로시버트 또는 1밀리시버트) 방사선량을 1시간 단위로 쪼개 비교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19~20km 떨어진 다른 두 지점에선 차량 밖에서 각각 시간당 255마이크로시버트와 270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16일 밤 기자회견에서 “바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미 원전 20km 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며, 20~30km 내 주민들에겐 건물 내에서 머물도록 당부한 상태다.
문부성은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정도의 방사선량을 쐬었을 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높은 수치이지만 건강에 영향이 있는지 등의 평가는 총리실에 물어보라”고 밝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사람들이 보통 흙 등으로부터 자연 상태에서 쐬는 방사선량은 연간 2밀리시버트 안팎이다. 병원에서 흉부 엑스레이 촬영 때 받게 되는 방사선량은 0.03~0.05밀리시버트다. 만약 24시간 동안 250~5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을 쐬면 백혈구 수가 주는 등 미세하고 일시적인 혈액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인터넷판에서 후쿠시마 현청 관계자의 말을 빌어, “후쿠시마 시내 수돗물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며 “검출된 방사선량은 기준치의 절반 정도로, 마셔도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고 보도했다.
전날 원전에선 한때 방사선량이 시간당 최대 400밀리시버트까지 치솟았다가, 16일 오전엔 1.5~10밀리시버트까지 낮아졌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출된 것으로 보이는 방사성 물질은 수백km 떨어진 곳에서 관측됐다. 도쿄도를 비롯한 간토(관동) 지방인 이바라키현에선 이날 방사선량이 통상의 약 300배에 해당하는 시간당 15.8마이크로시버트를 기록했다. 전날 도쿄에서는 평소 20배의 방사선이 검출됐다. <마이니치신문>은 간토 지역에서 1950년대 측정 이후 최대치의 방사선량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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