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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재앙 막을수 있다면… 목숨 건 ‘원전의 50인’

등록 2011-03-16 20:47수정 2011-03-16 22:47

방사능 피폭위험 무릅쓰고 사투
산소통 메고 칠흑 어둠속 작업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이것은 우리의 소임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최후까지 남아 사투를 벌였던 이른바 ‘후쿠시마 50’의 한 사람은 친구인 일본 정부 관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미국 <시비에스>(CBS)의 일본 특파원 짐 액설로드는 “한줌밖에 안 되는 그들은, 목숨을 백척간두에 놓고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그들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성 물질 유출이 본격화되면서 이곳에 남아 있던 도쿄전력의 직원 50여명과 현장에 투입된 자위대 등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미 상당량의 방사선에 노출됐을 것이 틀림없는 현장직원들은 14일 800여명의 직원들이 원전을 빠져나간 뒤에도 남아 원자로를 식히기 위한 작업을 계속했다. <인디펜던트>는 “그들은 무거운 산소통을 둘러메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줄의 플래시 불빛에 의지한 채 작업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들의 신원에 대해서는 거의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는 남는 것을 자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타임스>는 원자로 운전원은 소방관이나 군간부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사명감을 가진 직군이라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에 그린피스의 반핵 운동가인 리아너 퇼러는 “그들이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15분씩 교대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도 상당한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됐을 것이며 즉각 방사선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원전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육상자위대원들은 14일 바닷물 투입 작업을 돕다가 수소폭발이 일어나며 4명이 부상, 1명이 피폭당하기도 했고, 원전에서 불과 5㎞ 떨어진 병원에서 피난작업을 돕기도 했다. 방위성은 16일 자위대의 헬리콥터로 원전 3호기와 4호기의 상공에서 냉각수를 뿌리려고 시도했으나 방사선량이 높아 접근에 실패했다.

이제 진화 임무는 지상의 경찰들에게 맡겨졌다. 경찰청은 정부 대책반의 요청을 받아들여 방수차를 이용해 1원전 4호기를 냉각시키라고 특공대에 출동을 지시했다. <엔에이치케이>(NHK)는 기동대가 자위대로부터 방호복을 빌려 방사선량을 측정해가며 안전한 거리에서 물을 뿌릴 계획이라고 전했지만, 이도 말처럼 쉬운 작업은 아니다.

도쿄전력도 16일 방사선 수치가 급상승하면서 철수했던 180여명의 작업인원들을 다시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원전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지역으로 대피한 상태였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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