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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식품 구매량 제한 불구 도쿄 도심까지 ‘동났다’

등록 2011-03-17 21:13수정 2011-03-17 22:00

텅빈 진열대 17일 도쿄 고토구 슈퍼마켓 라이프의 매대가 텅텅 비어있다. 도쿄/홍석재 기자
텅빈 진열대 17일 도쿄 고토구 슈퍼마켓 라이프의 매대가 텅텅 비어있다. 도쿄/홍석재 기자
“대규모 정전우려” 담화에
매장 대부분 필수 조명만
일부점포 4시반 문닫기도
‘달걀은 한 분에 한 상자씩만 드립니다. 양해 바랍니다.’

17일 도쿄 고토구에 있는 대형마트 ‘라이프’에는 식품대마다 ‘구매제한’을 알리는 쪽지가 곳곳에 내걸렸다. 그러나 오후 2시께 이미 이 매장의 식품진열대 상당부분은 동이 났다. 특히 식빵·우유·생수 등 식품류와 휴지·생리대 등 생필품 진열대는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이날 매장 쪽은 1인당 식빵 1봉지, 음료수 6병, 즉석밥 6개, 우유 2병, 즉석달걀 한팩 등으로 구매량을 제한했다. 그러나 팔려나가는 양을 감당하지 못했다. 매장의 한 직원은 “구매량을 제한해도 워낙 구매자가 많아 물건이 계속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소규모 편의점도 마찬가지였다. 인근의 ‘세븐일레븐’, ‘도키와야’ 등 편의점에도 텅 빈 제빵류 진열대 위로 ‘지진 영향으로 일부 물품이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라는 알림글만 덩그러니 자리했다. 대지진의 여파가 직접피해지역에서 수백㎞ 떨어진 도쿄 중심부까지 밀려들고 있는 것이다.

도쿄 도심의 매장들은 대부분 필수 조명을 뺀 나머지 조명은 모두 끈 채 ‘절전 태세’에 돌입했다. 원전 사태 등으로 언제 전력 부족이 현실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날 찾은 한 대형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오후 4시30분께인데도 “신주쿠 일대 상점들에 ‘전기가 끊길 수 있다’는 통보가 왔다”며 손님들을 내보내기도 했다. 오후 5시께에는 도쿄 최대 상업지구인 신주쿠역내 대형상가 거리에 ‘오후 6시 전에 상점 문을 닫으라’는 안내방송이 일찌감치 나왔다. 지하철 이용자도 크게 줄었다. 지하철역 한 직원은 “오늘 저녁께 역 주변이 정전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도는데다, 절전 차원에서 지하철 배차 간격이 길어져 귀가를 서두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도 “정부가 ‘야간 대규모 정전이 우려된다’는 긴급담화를 냈다”고 전했다. 지하철 등에선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운행을 제한하는 등 앞으로 닥칠 더 큰 위기 대처에 나섰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에 따른 방사성 물질 위협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자 일본을 떠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이날 도쿄 스이텐구마에에 위치한 공항터미널에는 일본을 떠나기 위해 나리타와 하네다 공항으로 가려는 행렬이 이어졌다. 한 공항 직원은 “공항까지 가는 데 평소보다 긴 75분 정도인데도 한눈에 보기에도 승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도쿄 최대 번화가인 신주쿠역 인근 공항버스 정류장에서도 외국인을 포함한 긴 행렬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도쿄/홍석재 조기원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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