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가까운 곳은 여전히 높아
한때 연간 피폭 한도의 수천배까지 치솟았던 후쿠시마 원전 주변과 이곳에서 수백㎞ 떨어진 도쿄 주변 간토(관동) 지방의 방사선량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고가 난 원전에서 가까운 곳의 방사선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아직 안심하기엔 이른 단계로 보인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16~17일 24시간 동안 후쿠시마현 주변 8곳의 방사선량을 측정했더니, 지바·가나가와·나가노 등 도쿄 주변 3현의 방사선량이 원전사고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17일 밝혔다. 또 후쿠시마현 북쪽 미야기현을 비롯해 후쿠시마 남쪽 도치기·이바라키·군마·사이타마 등 5현에서만 평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량이 평상치를 넘어선 사이타마현에서도 17일 현 자체 조사에선 시간당 0.067마이크로시버트(1000마이크로시버트=1밀리시버트)를 기록해, 2010년도 평균값(0.06)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권고하는 일반인 연간 허용 방사선량은 1밀리시버트다. 또 병원에서 흉부 엑스레이 촬영 때 받게 되는 방사선량은 시간당 50마이크로시버트 정도다.
지난 15일 한때 평소 방사선량의 20배가 검출됐던 도쿄도에서도 16일 이후 거의 평상 수준을 회복했다. 15일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2호기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4호기에서도 불이 나는 등 원전 사고가 정점으로 치닫던 때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에서 약 30㎞ 떨어진 나미에마치에서 계측된 방사선량은 17일에도 시간당 최대 170마이크로시버트를 기록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15일 이곳에서 측정된 330마이크로시버트보다 절반가량 줄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예컨대 17일 나미에마치에서 약 6시간 동안 활동했다면, 일반인의 1년치 방사선 허용량을 한번에 쐰 셈이다.
문부과학성이 16일 후쿠시마 원전에서 20~60㎞ 떨어진 40여곳에서 계측한 방사선량은 거리에 따라 비례하지 않은 채 2.5~80마이크로시버트를 기록했다. 풍향과 위치, 시간 등에 따라 방사선량의 편차가 크게 나고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