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0km 점보제트기 250대가 동시에 부딪히는 강도
일본 도호쿠 지방을 강타한 지진해일(쓰나미)은 대당 무게가 수백t에 이르는 점보제트기 250대가 동시에 움직이는 위력으로 해안가 지역을 초토화시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바야마 와세다 대학 교수(해안공학)는 “지난 19일, 이번 지진해일로 부서진 이와테현 오후나토시항구의 가마이시 방파제를 조사한 결과 시속 1000㎞ 속도로 비행 중인 점보제트기 250대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힘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상상하기 힘든 파괴력을 가진 쓰나미의 힘에 밀려 방파제가 단번에 붕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21일 밝혔다.
1.9㎞ 길이의 가마이시 방파제는 이 지역 해안가 양쪽을 두께 20m의 콘크리트 덩어리로 이어붙여, 대형 지진해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도쿄돔의 7배에 달하는 콘크리트 700만㎡를 쏟아부어, 진도 8.5 규모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물 위쪽으로 8m, 아래쪽으로 63m 등 세계최고 높이의 이 방파제는 기네스북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 최고의 보호막’으로 불렸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쓰나미의 위력에 30여년에 걸쳐 만들어진 방파제는 완성된 지 2년 만에 폭 100여m 이상이 사라진 채로 망가졌다.
초강력 쓰나미는 인근 오후나토시항구의 방파제(길이 750m·수심 40m)와 ‘최후의 보루’로 불려온 방파제 안쪽 방조제도 쓸어갔다. 이 방조제 역시 지역 주민들한테 ‘만리장성’이라고 불릴 만큼 견고함을 자랑했지만, 강력한 지진해일이 이 방조제를 타고 넘어 마을을 휩쓸어 갔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강력한 쓰나미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방파제마저 파괴했다. 전국적으로 방재 대책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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