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의 계획정전 자구 방안
일본 기업들의 계획정전 자구 방안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일본 정부가 사실상 예외없이 강제성을 띤 ‘계획 정전’에 돌입하자, 일본 내 제조업체들은 긴급 자구책 마련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후지쓰는 지난 16일부터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도치기현 나스공장에서 야간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 지역에 3시간씩 진행되는 ‘계획정전’으로 생산 라인이 멈추면, 제품의 특성상 재생산을 위한 준비시간을 포함해 6시간 이상 공장을 가동해야 생산량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일부 제조공장이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 알박(ULVAC)과 가전회사 소니도 부족한 주간 작업 시간에서 오는 생산량 손실을 메우기 위해 야간작업에 돌입하고 있다. 다이쇼제약은 최근‘춘분’ 휴일을 포함해 사흘 연휴 내내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오는 주말에도 조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철강제조회사인 고베제강은 도치기현 공장으로 다른 사업소의 발전기 10여대 이상을 공급받아 자체 전력으로 알루미늄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산업계가 계획 정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소 조업을 하지 않던 야간·휴일 작업으로 위기를 견디고 있다”며 “정전으로 일단 설비가 정지하면 다시 품질 유지가 어려운 업종에서는 대책 마련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전력 부족으로 제품량과 품질에 차질이 불가피한데도 뚜렷한 대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을 만드는 미쓰이 공업과 리튬전지 부품 제조사인 후루카와전기공업, 사무용 전자제품 업체인 리코 등은 아예 제품 생산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워낙 정밀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일시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가 곧바로 재생산에 돌입할 경우, 제품간 품질 격차가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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