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도쿄 도심에서 이른바 ‘묻지마 살인’ 사건을 저질러 일본 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가토 도모히로(28)에 사형이 선고됐다.
24일 일본 도쿄지방재판소는 휴일 대낮에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행인 7명을 죽이고 8명에게 부상을 입힌 가토에 대해 “대낮 도심에서 무방비로 있는 행인의 목숨을 빼앗은 책임은 매우 무겁다. 인간성을 느낄 수 없는 잔혹한 범행”이라며 이런 판결을 내렸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전했다. 가토는 범행 당일 낮 12시30분께 도쿄 제이아르(JR) 아키하바라역 부근 네거리에서 빨간불을 무시하고 트럭을 몰고 돌진해 사람을 치고, 이후 차에서 내려 주변의 쇼핑객들을 칼로 마구 찔렀다. 그는 체포 뒤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아키하바라에 갔다. 누구라도 좋았다”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가토가 고교 졸업 뒤 파견노동자로 5년 동안 전전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일본에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그동안 가토의 변호인은 그가 범행 당시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주장을 펴왔다. 또 “가토의 어머니가 유년기에 가토에게 눈이 오는 추운 날 맨발로 밖에 나가 있게 하는 등 학대를 했다”며 “부적절한 양육방식으로 감정이 마비됐다”고 주장했다. 가토 본인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었다는 것을 범행 동기로 들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파견사원이라는 데서 생기는 열등감 등의 사정이 엿보이지만 “형을 좌우할 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가토의 변호사는 항소 뜻을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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