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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한국 따뜻한 지원에 일본 감동…한일 협력관계 넓힐 자산될 것

등록 2011-03-28 20:50수정 2011-03-28 21:09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
릴레이 기고 / 니시노 준야
[한겨레-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 캠페인] 일본에 희망을

일본의 도호쿠지방을 덮친 대지진과 해일이 일어난 지 2주가 지난 지금 세계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향방을 마른침을 삼키며 지켜보고 있다. 그 한편, 여전히 재해지역 수색과 이재민 물자 보급은 곤란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외국의 위문과 지원은 일본에 큰 격려가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신속한 구조대 파견과 계속되는 기부금 제공은 언제까지나 일본 국민의 기억에 남게 되리라.

지진이 난 11일 서울 출장을 끝내고 도쿄 집으로 돌아와 외출 준비를 하던 도중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심한 흔들림이 닥쳐왔다. 급히 식탁 아래로 피한 뒤 흔들림이 잦아진 다음 바로 텔레비전을 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텔레비전은 공포스러운 광경을 비추기 시작했다. 거대한 해일이 차량, 집, 그리고 사람을 삼켜갔다. 지금 일본에서 현실로 일어나는 사건이라고 도저히 믿기 어려운 영상이었다.

지진 직후부터 한국의 지인들로부터 안부를 확인하는 이메일과 전화를 많이 받았다. 정말로 감사하게 느끼며 다시금 일본과 한국 국민은 모든 사건을 동시에 공유하고 공감하는 관계임을 재확인했다.

한국의 지원과 성원, 일본 참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로 일본에게 한국은 ‘가장 가까운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다시 인식하는 기회가 됐다. 지진 직후 정부 차원에서 빨리 파견했을 뿐 아니라 국민 차원에서도 곧바로 ‘일본을 돕자’는 운동이 전개돼 막대한 모금을 하고 있는 한국의 지원과 성원에 일본 국민은 큰 용기를 얻고 있다. 이제는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시차가 없고, 시민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생활양식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이웃 나라가 일본의 아픔에 가장 큰 공감을 표시하고 맨 앞에서 손을 내밀어주었다. 일본 국민은, 한국민이 ‘곤란할 때 도와주는 진짜 친구’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둘째로 일-한 두 나라가 ‘운명공동체’의 측면을 강하게 공유하고 있음이 재확인됐다. 이웃 나라의 참사가 시시각각 전달되어 한국인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고 직감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그리고 한국의 보도는, 지진 피해로 인한 일본 경제의 정체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의한 방사성 물질의 확산이 한국민의 안전에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연일 전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참사라는 슬픈 사건이 계기지만 한국 국민의 따뜻한 지원과 성원은 앞으로 일-한 관계에서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며, 그렇게 가야 할 것이다. 최근 몇년 동안 일-한 관계의 발전은 눈에 띄고 있다. 지난해 말 일-한 원자력협정이 서명됐으며, 올해 초 안전보장협력으로서 물품용역상호제공협정 및 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결국 이런 정부간 합의를 내실있는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 국민의 이해와 지원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제까지 일본 문화 개방이나 한류 붐에 의해 두 나라 국민의 친근감은 늘어왔다. 따라서 이번 두 나라 국민이 서로를 가장 가깝고 중요한 파트너임을 국민 차원에서 직감하고 인식한다는 사실이 일-한 협력의 토대를 더욱 강고하게 할 것이 틀림없다. 물론 일-한 관계는 협력뿐 아니라 경쟁, 그리고 때로는 갈등 측면도 갖는 다면적인 관계이다. 그러나 모든 면이 같은 크기일 필요는 없다. 두 나라를 연결한 국민적 공감을 자산으로 협력 측면이 다시금 넓어져 가기를 기대하고, 그리고 실천해 가겠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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