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팀 만들어 ‘방사성물질 흡착’ 도료 살포키로
오염수 추출도 검토…원자로 1~6호기 모두 ‘폐쇄’ 가닥
오염수 추출도 검토…원자로 1~6호기 모두 ‘폐쇄’ 가닥
방사능 차단 비책 있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 1·3·4호기에 접착수지를 살포한 뒤 특수코팅된 천으로 만든 가건물을 덮어씌우는 방법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제1원전 1~6호기 모두 폐로할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소폭발과 화재 등으로 지붕이 날아가버린 원자로 1·3·4호기에선 방사성 물질이 계속 퍼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우선 1~4호기 건물 내부에 붙어 있는 방사성 물질에 특수 도료를 뿌려 날아가지 않도록 접착시킨 뒤, 1·3·4호기에는 따로 특수 재질 천으로 만든 가건물을 씌워 밀폐한다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30일 전했다. 이 경우 다시 수소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필터가 붙은 환기시설을 설치하는 방법도 검토중이다.
일본 정부는 또 터빈실 지하에 고여 있는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물을 펌프를 이용해 빼낸 뒤, 기름통이 비어 있는 유조선에 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로 1호기 터빈건물 지하 갱도에는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만수위로부터 10㎝, 그리고 2호기와 3호기의 경우 1m밖에 남아 있지 않다. 터빈 건물은 바다까지 거리가 50~70m에 불과해 유조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일본 국토교통성은 후쿠시마 원전 인근 바다에 거대 유조선이 접근할 수 있는 접안시설이 정비되어 있지 않은데다 펌프로 물을 빨아들이는 작업을 할 노동자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격조종 기계와 로봇을 이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폭발물 탐지용으로 썼던 원격조종 로봇을 일본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런 비상대책의 전담 프로젝트팀은 이미 지난 25일 발족됐다. 일본 총리보좌관 2명이 총괄하고,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및 도쿄전력, 도시바 등이 참여한 형태다. 프로젝트팀은 방사성 물질을 흡착할 수 있는 특수 화학재를 내부가 아니라 헬리콥터로 뿌리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프로젝트팀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이번 계획 실행은 1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도쿄전력은 부지 내 방사성 물질이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 인터넷판은 30일 “이르면 31일부터 건물 잔해가 흩어진 약 8만㎡ 부지에 대해 무인 특수차량을 이용해 합성수지를 살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접착수지는 보통 공사장에서 먼지나 모래가 날아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표면을 경화시킬 때 사용하는 것이다.
한편, 도쿄전력의 가쓰마타 쓰네히사 회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지금 상황을 볼 때 (후쿠시마 원전 1~4호기를) 폐로할 수밖에 없다”고 처음으로 원자로 폐쇄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에다노 관방장관은 나머지 5호기와 6호기에 대해서도 “정부의 판단 이전에 객관적 상황으로 볼 때 명확해지고 있다”며 모두 폐로할 뜻을 내비쳤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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