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기 취수구 근처 균열 확인, 콘크리트 주입은 실패
원전직원 2명 숨진채 발견…미 정부 “최악 위기 넘겨”
원전직원 2명 숨진채 발견…미 정부 “최악 위기 넘겨”
일본 원전복구 난항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물이 바로 바다로 빠져나가는 지점이 발견됐다. 도쿄전력 등은 이 틈을 막기 위해 급히 콘크리트를 흘려넣었으나 물 유출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 2일 원전 2호기의 취수구 근처 ‘비트’라고 부르는 콘크리트 갱에 20㎝ 정도 길이의 균열이 생겼고, 여기서 고농도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강하게 분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변 바다 방사선 수치가 계속 올라가는 가운데 바다로 직접 흘러드는 곳이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다. 물은 2m 아래의 바닷물로 거품을 내며 바로 떨어지고 있다. 이 갱에는 매시간 1000밀리시버트의 강력한 방사선을 내뿜는 물이 10~20㎝ 정도 깊이로 고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의 스노다 나오키 대변인은 “균열은 여기 하나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3일 비트에 콘크리트를 흘려 넣어서 구멍을 막아보려 했지만 실패했고, 점액질의 고분자의 폴리머를 다시 주입해서 틈새를 막아보려고 시도하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폴리머는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며, 물을 흡수하고 나면 원래 크기의 50배까지 팽창한다. 오염된 물이 유출되고 있는 곳은 취수구의 펜스 뒤에 있어 작은 배를 타고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서 밖에서 유출을 막기는 불가능하고, 갱도 안은 여러가지 잔해가 뒤얽혀 있어 흘려넣은 콘크리트나 폴리머가 틈새까지 가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원자력보안원은 2일 오후에 이 틈새 근처에서 사진을 찍은 조사원의 방호복에서도 고농도의 방사선량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원은 30분 정도 촬영을 했을 뿐인데 검출된 방사선량은 1.6밀리시버트에 이른다. 보안원은 “근처에서 계속 작업하기는 위험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실종됐던 후쿠시마 원전 직원 2명은 3일 1호기와 4호기의 터빈 건물 지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24살과 21살의 남성으로,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전반적인 원전 상태는 안정되고 있다면서도 방사성 물질의 유출이 완전히 멈추는 시기는 몇달 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호소노 고시 총리보좌관은 3일 오전 <후지티브이> 인터뷰를 통해 “방사성 물질의 방출이 멈추는 시기는 몇개월 뒤가 목표”라며 “사용후 핵연료가 1만개 이상 있기 때문에 처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대답했다.
미국도 후쿠시마 원전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장관은 1일(현지시각) 후쿠시마 원전과 관련해 “최악의 위기 순간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일본 정부가 미국에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이렇게 말하면서 “지금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고 전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추 장관은 또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원자로의 핵심 부분 70% 정도가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이며, 2호기의 원자로도 33% 정도 핵연료봉이 녹는 노심융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원전 사고를 계기로 미국 원전 정책에도 중대한 변화가 필요한지 검토가 진행중이지만, 과민반응을 보이거나 서둘러 정책 변경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형섭 기자,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sublee@hani.co.kr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추 장관은 또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원자로의 핵심 부분 70% 정도가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이며, 2호기의 원자로도 33% 정도 핵연료봉이 녹는 노심융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원전 사고를 계기로 미국 원전 정책에도 중대한 변화가 필요한지 검토가 진행중이지만, 과민반응을 보이거나 서둘러 정책 변경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형섭 기자,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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