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는 12일 심각한 통제불능상태가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사고수준을 애초 규정했던 레벨 5에서 1986년 발생한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레벨 7’로 격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대기중에 방출된 방사성물질 농도에 대해서도 애초 추산한 시간당 1만 테라베렐(1테라베크레렐=1조베크렐)보다 훨씬 높은 63만테라베크렐로 추산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이보다 낮은 37만테라베크렐로 추산했으나 둘다 레벨 7의 기준인 수만 테라베크렐보다는 훨씬 높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잠정적으로 ‘레벨 5’로 규정했으나 “원자로와 사용후 연료 수조의 냉각기능이 상실돼 광검위한 지역에서 사람의 건강과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다량의 방사성물질이 방출됐다”며 국제원자력평가척도(INES)에 근거해 가장 심각한 원전사고 수준인 레벨 7로 발표했다. 레벨은 7은 0~7의 8단계로 되어 있다.
현재는 1테라베크렐 이하로 떨어졌다고 일본언론이 전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방사성물질인 요오드 131을 기준으로 방사성 물질 외부 방출량이 수만테라베크렐이 검출된 경우는 레벨 7로 규정하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 대해 지난달 18일 1979년 미국에서 발생한 스리마일 원전사고와 같은 레벨 5에 해당한다고 잠정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3·11 대지진과 쓰나미 발생 직후 원전 건물 상단부분이 날라가고 원전의 일부 냉각기능이 상실된 점을 이미 파악한 점을 감안하면 체르노빌에 버금가는 사고라는 것을 알고도 레벨 수준을 축소해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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