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편승 ‘부당 해고’ 대응키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직장을 잃거나 고용이 불안해지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에 대응하는 ‘지진 노조’가 11일 결성됐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등이 12일 보도했다. 일본어로 ‘신사이(지진재해) 유니온’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노조는 지진의 영향으로 해고나 파견해제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개인가맹노조 형태로 출범한 이 노조는, 지진의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은 기업이 재해상황에 편승해 해고를 일삼을 경우 해고철회 활동을 펼치거나 파견해제의 규제를 정부에 요구하거나 하는 등의 활동을 할 방침이다. 11일 저녁 도쿄 시부야구에서 열린 결성식에는 20여명이 참가했다. 그 중에는 군마현의 부품회사에서 파견직으로 일하다가 지진 여파로 생산계획이 바뀌는 바람에 지난달말 해고된 남성도 있었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불안해하다가 노조가 생기면 비슷한 경우를 겪은 사람들과 어려움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참석했다”고 말했다.
지진노조는 대지진 이후 일본 동부 전역에서 “부품이 조달되지 않아 생산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계획 정전 때문에 실적이 악화됐다” 등의 이유로 해고나 대기명령을 받았다는 전화가 500통 이상 걸려왔다고 밝혔다. 조합의 세키네 슈이치로 서기장은 “제조업체나 판매업체에서 일하던 파견노동자로부터 상담이 몰려들고 있다”며 “지진의 영향을 이유로 쉽게 사람을 자를 우려가 커지고 있어 기업이나 단체뿐만 아니라 정부에도 대책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