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시설 한계…4만7000t 처리작업 중단할 듯
장마땐 오염수 유출 우려…2~3호기 복구도 차질
장마땐 오염수 유출 우려…2~3호기 복구도 차질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고인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옮겨 담는 시설이 2~3일 뒤면 가득 찰 것으로 보여 ‘오염수 비상’이 걸렸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 저농도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면서까지 고농도 오염수를 옮겨 담을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허사로 돌아간 셈이다. 장마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언론은 23일 원전 2~3호기 지하터널 등에 고여있던 고농도 오염수를 빼내 모아두는 집중폐기물처리시설이 며칠 안에 가득 차, 당분간 옮기는 작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정화 순환처리 시스템이 가동을 시작하는 다음달 말께에나 고농도 오염수를 빼내는 작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2~3호기에 있는 고농도 오염수는 모두 4만7000t 정도로 추산된다. 도쿄전력이 2호기에서 1만t, 3호기에서 4000t을 이미 빼냈으나 수위는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다. 주변의 지하수 등이 계속 흘러들어온 탓으로 보인다. 강한 방사선을 내뿜는 고농도 오염수는 발전소 냉각시스템의 복구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물을 빼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위가 높아질 경우 자칫 외부로 흘러넘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의 니시야마 히데히코 대변인은 “흘러넘칠 때까지는 고농도 오염수를 (2~3호기 터널 등) 원래 있던 장소에 담아둘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다소 한가한 소리라는 지적이다. 당장 흘러넘치더라도 오염수를 옮겨담을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데페아>(dpa) 통신은 곧 시작될 장마로 빗물이 흘러들기 시작한다면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바다 등으로 새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장마는 보통 5월말 시작된다. 일본 당국은 지난 21일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댄 ‘메가플로트’ 등을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지난달 초 일본 정부가 집중폐기물처리시설에 있던 1만1500t의 저농도 오염수를 후쿠시마 앞바다에 버릴 당시 댄 이유는 “고농도 오염수를 저장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우리나라 등 주변국과 어민들의 반발이 극심했는데, 고농도 오염수가 바다로 대량방출된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지난달 바다에 버려진 저농도 오염수 1만1500t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150억베크렐 정도였는데, 2호기 배수구에 난 조그만 구멍을 통해 바다로 직접 새나간 520t의 고농도 오염수에 들어있던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그 3만배인 4700조베크렐이나 됐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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