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성 ‘한국 남자와 사귀고 싶어요’ 사진 JPnews 제공
한류 바람으로 관심 커져
한국 남자 연애심리·교제 경험담 실은 잡지 나오기도
한국 남자 연애심리·교제 경험담 실은 잡지 나오기도
한국 남성과 사귀고 있는 21살의 일본 여성은 요즘 새삼 한-일간 남자의 차이를 실감하고 있다. 사귄 지 한달 만에 상대 남자로부터 귀걸이, 목걸이, 옷 등 많은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여성은 백일 기념일엔 100송이 장미와 유럽여행까지 제의받았다. 이 한국인 남자는 이런 ‘닭살 멘트’까지 날렸다. “네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이다.”
남녀 사이라도 더치페이가 자리잡고 있는 일본에서 태어난 여성에게 데이트 비용은 물론 선물까지 알아서 척척 해주는 한국 남성이 일본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일본 주간지 <앙앙> 최근호가 보도했다. 또 일본 전문매체인 <제이피뉴스>는 최근 도쿄 도심의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에서는 일본여성과 교제 중이라는 유학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고, 한류 여성팬 중에서는 “한국 남성과 교제 경험이 있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앙앙>은 4월20일치에서 일본 내 한류의 인기가 드라마를 넘어서 동방신기, 제이와이제이, 카라, 소녀시대 등 케이팝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한국남성에 대한 일본여성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데 주목해 ‘한국남성과 사귀어보고 싶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5쪽에 걸쳐 실었다.
특집기사는 일본에 거주하는 30살 이하 한국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국 남성의 일반적인 특징부터 진짜 한국남성에게 물어본 연애심리, 실제 한국 남성과 교제한 경험이 있는 일본 여성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잡지는 한국 남성의 특징을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먼저 고백하는 육식형 스타일’ ‘여자를 볼 때 우선시하는 것은 성격보다는 스타일’ ‘남자 셋 중 하나는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차여도 열 번 찍는 끈질김’ ‘남자친구나 애인이 있는 사람에게는 대체로 고백하지 않는 보수적 성향’ ‘좋아하는 여성의 스타일은 섹시’ 등으로 정의했다..
이성을 볼 때 섹시함이나 스타일 등 겉모습을 보지만, 내면적으로 일반적인 ‘상식’과 ‘가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여성들이 한국남성과 사귀면서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커플룩이다. 한국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듯 비슷한 스타일의 옷과 신발, 소품 등을 맞춰 입고 다니는 연인들이 많지만 남의 눈을 신경 쓰는 일본인들은 살짝 거부감을 느낀다고 한다. 또 하나, 일본여성들이 놀라워하는 것은 한국남성이 애정표현을 많이 한다는 점이다. 일본 포털사이트 구(goo)에는 해외유학 중인 한 일본여성이 한국남성은 사귄 지 2주만에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직설적으로 “나는 그녀를 좋아한다”고 밝혀 부끄러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
그러나 한-일간 문화의 간극으로 연인관계가 깨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27살의 한 직장여성은 “사귀고 나서 처음으로 남자친구와 온천에 가기로 했다. 둘이 처음 가는 여행이라 단단히 준비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어머니가 부른다’며 여행을 취소하고 한국으로 가버렸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 남성에게 질린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28살 영업직 일본 여성은 음식과 생활문화의 차이로 한국인 애인과 헤어졌다.
“음식을 해주면 맛있게 다 먹어주는 것은 고맙지만 맛도 안 보고 음식에 고추장을 바르는 것은 용서할 수 없었다. 냉장고에 김치를 항상 넣어두어 다른 음식에도 김치 냄새가 난다고 한마디 했는데 남자친구가 너무 화를 냈다. 이를 계기로 헤어졌다.”
한국에 5년째 체류 중인 일본인 여성은 지난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이라는 나라를 별로 알지 못하면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동경만으로 연애하다가는 아픔을 당할 수 있다”면서 한국 남성의 행동패턴과 연애방식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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