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치 밑도는 미량
체내 세슘 축적 보여줘
체내 세슘 축적 보여줘
방사능 유출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일본 후쿠시마현 거주 여성의 모유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검출량은 유제품 잠정기준치를 크게 밑도는 미량이었다. 그러나 이 지역 거주자들의 몸에 세슘이 축적되면서 내부피폭을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된다.
일본 후생노동성 연구반은 7일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현 거주 여성 7명의 모유에서 미량의 방사성 세슘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모유 검사에서 세슘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다.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으로 매우 긴 방사성 물질로, 몸에 흡입되면 주로 근육에 축적돼 암을 일으킨다.
연구반은 지난 5월부터 미야기, 야마가타,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지바, 고치 현의 여성 108명을 대상으로 모유를 채취해 방사능 물질 함유 여부를 조사해왔다. 그 결과 후쿠시마현에 거주하는 여성 21명 중 7명의 모유에서 1㎏당 1.9∼13.1베크렐의 세슘을 검출했다.
구누기타 나오키 국립보건의료과학원 생활환경연구부장은 “(여성들이) 대기에 방출된 방사성 물질을 흡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모유를) 유아가 마셔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모유에 대해서는 세슘 규제치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우유 및 유제품에 대해서만 방사성 세슘 잠정기준치를 1㎏당 200베크렐로 보고 있다. 세슘이 가장 많이 검출된 모유도 검출량이 1㎏당 13.1베크렐로 유제품 기준치를 크게 밑돈다. 그러나 여성들의 몸에 세슘이 축적되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조사는 시민단체 ‘모유조사, 모자지원 네트워크’가 지난 4월20일 독자적으로 검사한 결과 지바, 이바라키, 미야기 현에 사는 여성의 모유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미량 검출되자, 정부에 공식 조사를 요청해 이뤄졌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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