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냉각장치 복구 ‘목표’
시간당 100억베크렐 대기로
오염수 땅·바다 유출도 계속
시간당 100억베크렐 대기로
오염수 땅·바다 유출도 계속
“1, 2, 3호기 모두 노심의 핵연료가 녹아내렸고 압력용기 바닥에 구멍이 뚫려, 녹아내린 핵연료가 격납용기로 떨어져내렸을 가능성이 있다.”(6월8일, 원자력재해대책본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 상황에 대해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멜트다운’(핵연료가 녹아내림)을 넘어 ‘멜트스루’(원자로 관통)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물론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 것일 뿐, 원전 상황이 최근 더 악화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고 수습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내년 초까지 냉각장치를 복구해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냉각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로에 물만 계속 부어 넣는 지금의 냉각방식에서 아직 별 진척은 없다. 애초 원자로 손상이 가장 적은 것으로 여겨지던 1호기를 대상으로 격납용기에 물을 가득 채워 넣어 통째로 식히는 ‘수관작업’을 시도했으나, 원자로가 손상돼 있는 것이 확인돼 포기한 뒤 아직 뾰족한 수를 못 찾고 있다. 2, 3호기에서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의 냉각수를 밖으로 빼낸 뒤 식혀 다시 넣는 순환장치를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 그나마 큰 진전이다.
원전은 지금도 방사능을 계속 내뿜고 있다. 원자력 안전보안원은 지난 4월25일 “원전에서 시간당 100억베크렐(하루 2400억베크렐)가량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에 유출되고 있다”고 밝힌 뒤 지금까지 수정하지 않고 있다. 방사능이 많이 떨어져 내려 대기 중 방사선량이 높은 지역에서는 추가로 주민 피난이 이뤄졌다. 후쿠시마현 이타테무라와 가쓰라오무라는 원전 반경 30㎞밖에 있지만 대기 중 방사선으로 인한 연간 누적 피폭량이 20밀리시버트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5월 말까지 주민들을 피난시켰다. 물론 언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기약은 없다.
원자로에서 새나와 건물 곳곳에 고인 오염수는 5월 말 현재 10만5100t에 이른다. 대기중에 유출된 것과 비슷한 72만테라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오염수는 바다로 새나가, 4700테라베크렐의 방사능이 바다에 흘러든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오염수 일부는 땅으로 스며들고 바다로 새나가고 있다. 원전에 가까운 지역의 해역에서는 어업도 전면 중단돼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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