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배우 다카오카 소스케.
일본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후지텔레비전의 한류편중 발언 파문으로 소속사에서 해고된 배우 다카오카 소스케(29) 사태에 항의한다며 한류프로그램에 광고를 낸 회사의 상품을 중상하는 글을 남기는 운동이 벌어지는 등 항의소동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 인터넷 매체인 <제이피캐스트>는 3일 “한류 프로그램 광고를 내는 회사에 항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그 가운데는 전화대응이 나쁘다면서 아마존 상품 품평란에 대해 혹평을 하는 글을 쓰는 경우도 있어 기업도 대응에 고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인터넷 우익’들의 주 활동무대인 유명 게시판사이트 ‘2채널’ 등에서는 전화대응이 나쁜 기업에 대해서는 전화돌격을 뜻하는 ‘전(電)凸’이라는 표시가 게재돼 공격을 유도하고 있다.
한 기업은 전화 상담원이 네티즌의 항의에 “민주주의이므로 어떤 보도도 자유이다. 기업으로서는 후지텔레비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라고 응대했다는 이유로 아마존의 상품리뷰란에 이 업체 제품에 대해 악평이 쏟아졌다고 한다. “모처럼 써봤는데 별로입니다. 반품하고 싶습니다” “일본을 사랑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쪽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타사제품을 구매하겠습니다.” 이 제품은 최악을 뜻하는 별 한개의 평가가 100개 이상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채널에는 오는 7일 후지텔레비전에서 항의데모를 하자는 알림까지 등장하는 등 500건 이상의 한류편중 비판 게시판이 난립해 있다.
일본의 우익 인사들도 이 틈을 놓칠새라 한마디씩 거들고 나섰다. 2008년 “2차세계대전은 일본의 침략전쟁이 아니다”라는 논문을 발표해 큰 논란을 야기한 뒤 사임한 다모가미 도시오 전 항공자위대 막료장은 지난달 29일 트위터에서 “텔레비전에서 한류드라마가 하루종일 흐르고 있는 것에 나도 위화감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공의 전파를 사용해서 한국의 정보전략에 협조해주고 있는 일은 그만뒀으면 한다. 그러나 어디에서 돈이 나오고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근거없는 억측을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유명 우파 정치인중 한명인 나카다 히로시 전 요코하마 시장은 트위터에 “(다카오카가)정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쭉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교과서에 분명히 게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나카야마 나리아키 전 문부과학상은 블로그에 “탈취당한 텔레비전 업계의 내실을 알고 참을 수 없었겠죠”라고 썼으며, 가타야마 사쓰키 자민당 참의원도 트위터에 “그가 제기하고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위기감에 초점을 맞춰 착란세력을 배제하러 갑시다”라고 선동했다.
그러나 우익세력의 과민반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인기 개그맨인 다무라 아쓰시는 한류편중이라고 생각한다면 후지텔레비전을 보지 않으면 된다고 지적하고 “붐이 사라지면 또다른 붐이 올뿐 아닌가”라고 견해를 밝혔다. 텔레비전 논평가인 하마무라 준은 라디오프로그램에서 “한류가 인기있는 것은 잘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다카오카의 발언에 대해서는 “엄청난 반발이 나오고 있네요”고 덧붙였다.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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