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오다이바의 후지텔레비전 앞에서 7일 벌어진 한류 반대 시위 모습. 2채널 누리집 갈무리
후지TV 앞 600명 ‘반대 집회’
일장기 들고 기미가요 제창도
일장기 들고 기미가요 제창도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반한류’ 시위가 벌어졌다. 일본 인터넷매체인 <제이캐스트>(J-CAST) 등은 7일 오후 도쿄 시내 오다이바 <후지텔레비전> 사옥 앞에서 600여명이 모여 이 방송사의 한류 편중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8일 보도했다. 이들은 “한류 그만둬”, “방송 면허를 취소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후지텔레비전> 주변을 1시간 가까이 행진했다.
이 시위는 지난달 23일 트위터에 “채널8(후지텔레비전)은 한국 텔레비전 같아서 보지 않는다”, 한국 관련 방송이 나오면 텔레비전을 꺼버린다”라며 한류를 공격한 배우 다카오카 소스케의 발언을 계기로 우파 성향이 강한 인터넷 게시판 ‘2채널’에서 조직됐다. 집회신고를 경찰이 받아주지 않아 흐지부지되나 했는데, 애초 예정됐던 이날 오후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면서 결국 불법집회로 진행됐다. 주최 쪽은 오는 21일 정식 집회를 벌일 예정인데, 7일 시위에서 일장기가 등장하고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가 제창되고 ‘천황 만세’ 등의 구호도 나온 점 등으로 미뤄보아 우익집회로 변질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인터넷언론 <서치나>는 “본래의 목적에 맞지 않는 행위들도 있었다”며 “21일에는 이런 점이 없도록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일본에서 한류 붐이 점점 거세지면서 일부에선 한류에 대한 반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시위를 중계한 인터넷 방송에는 10만여명의 시청자가 몰리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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