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상청 정보 센터(maps.ngdc.noaa.gov) 누리집에서 제공하는 해양 지구물리학 지도의 동해 부분 갈무리. 일본해로 단독기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제수로기구(IHO)도 이 지도를 사용한다.
미국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공식의견을 세계 바다 이름을 정하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동안 일본이 일본해 단독 표기를 관철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2007년 발생한 돗도리현 고토우라쵸의 ‘한국인 구출기념비’의 표기를 둘러싼 소동이 일본정부의 집요함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이다. <아사히신문> 2007년 6월19일치를 보면 이 기념비에는 애초 일본해와 동해가 병기돼 있었으나 일본 외무성의 지시로 동해 표기가 삭제됐다.
이 기념비는 1819년 고토우라쵸에 표류해온 조선인 배를 주민들이 구출한 사건을 기념해서 1994년 건립됐다. 애초 일본해와 동해가 병기돼 있었으나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2007년 3월 마을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촌장이 ‘동해’라는 글자를 삭제했다.
이에 대해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사죄와 동해 병기를 요구하자 그해 5월 촌장이 민단돗도리본부를 방문해 사전양해 없이 삭제한 데 대해 설행부 단장에게 사죄했다. 그러나 민단이 거듭 사죄와 기념비 원상회복을 요구하자 고토우라초는 ‘일본해’와 ‘동해’ 양쪽 모두 표기하지 않는 쪽으로 사태해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본 국내에서 항의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외무성이 나서서 ‘일본해’를 단독표기하도록 결론을 냈다.
같은해 10월24일 유엔의 날 행사에서도 일본 쪽이 한국 쪽의 동해표기를 문제 삼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간문춘> 2007년11월29일치 보도를 보면 유엔의 날 행사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주최의 콘서트가 미국 뉴욕 맨하탄 유엔본부에서 개최돼 가맹 192개국 대사와 외교관 등 1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반 사무총장의 뜻에 따라 한국 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하고 서울시와 한국유엔대표부가 콘서트를 후원했다.
그런데 일본 쪽은 한국유엔대표가 작성해 참석자들에게 배포한 ‘웰컴투 코리아’라는 제목의 팜플릿을 문제 삼았다. 팜플릿에는 동해가 단독으로 영문표기돼 있었다. 일본 유엔대표부는 콘서트 다음날 유엔사무국과 한국 유엔대표부에 문서 등으로 항의했다.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