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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0살차 커플 10년새 두배
“불안한 여성들, 안정남 선호”
“불안한 여성들, 안정남 선호”
지난 7일 밤, 도쿄 긴자에서는 결혼정보회사 아이비제이(IBJ) 주최로 색다른 맞선 행사가 열렸다. 남녀 5쌍이 참가한 이날 맞선에서 여성들은 나이가 22~28살인데 견줘, 남성들은 10살가량이나 많은 35~48살이었다. 나이 많은 남성을 원하는 여성들의 요청에 따라 결혼정보회사가 일부러 짝을 이렇게 구성한 것이다.
나이 차이가 많은 짝의 결혼이 일본에서 최근 크게 늘고 있다. 결혼정보서비스회사 오네트가 올해 상반기에 결혼을 성사시킨 짝 가운데 나이 차가 10살을 넘은 경우가 5%에 이르렀다고 <아사히신문>은 12일 전했다. 2000년과 비교하면 그 비율이 갑절로 늘었다고 한다. 연예계에선 나이 차가 이보다 훨씬 더 큰 짝의 결혼이 잇따라 화제가 되고 있다. 65살인 탤런트 사카이 마사아키는 지난 8월 22살 연하의 여성과 결혼했다. 코미디언 가토 차(68)도 같은 달 45살이나 적은 23살의 여성과 결혼했다. 앞서 2009년엔 배우 고바야시 가오루(당시 59살)가 21살 적은 여배우와 재혼한 바 있다.
<나이 차 결혼, 왜 동년배에게 끌리지 않는 걸까?>의 공동저자인 우시쿠보 메구미는 “이런 결혼 붐의 배경에는 여성들의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취직하기도 어렵고 노동환경도 나쁜 젊은 여성들은 무언가 돌파구를 원하지만, 동년배 남자들은 이성과 연애 욕구가 시들한 ‘초식남’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지식과 사회경험도 많은 나이 든 배우자를 대안으로 선택한다는 설명이다.
여자 쪽이 나이가 많은 짝도 물론 많다. 여배우 고유키(34)는 지난 4월, 8살 연하의 배우 마쓰야마 겐이치와 결혼했다. 여자 탤런트 호시노아키(34)는 오는 12월, 13살 적은 경마 기수와 결혼할 예정이다. 이 또한 젊은 남성이 먼저 안정을 찾은 여성과 결혼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로 보면 여자가 연상인 결혼 커플은 1970년엔 10.3%였으나, 2010년에는 23.6%로 늘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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